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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4개국 ‘물폭탄’에 사망자 1000명 육박…인니·스리랑카 군 병력 긴급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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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2. 01. 14:12

SRI LANKA FLOOD <YONHAP NO-6080> (EPA)
스리랑카 전역을 강타한 폭우로 300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콜롬보 외곽의 주민들이 물에 잠긴 도로를 힘겹게 이동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아시아 전역을 휩쓴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가 군 병력을 투입해 필사적인 구조 및 구호 작전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AFP·AP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스리랑카 전역·태국 남부·말레이시아 북부를 강타한 집중 호우로 4개국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입은 곳은 인도네시아다. 수마트라섬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최소 44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이는 2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2018년 술라웨시 지진·쓰나미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로 꼽힌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1일 피해 지역인 북수마트라주에 도착해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필요한 구호 물품을 즉시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립된 마을들에 도달하기 위해 헬리콥터와 항공기를 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구호품을 실은 전함 3척과 병원선 2척을 피해 지역으로 급파했다. 하지만 도로가 끊기고 진흙더미가 마을을 덮쳐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수마트라 파당에서 약 100km 떨어진 숭아이 냘로 마을의 주민 이드리스(55) 씨는 "대부분의 주민이 집을 버리고 싶어 하지 않아 마을에 남기로 했다"며 진흙으로 뒤덮인 참담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라는 압박에도 스리랑카와 달리 아직 공식적으로 국제사회의 원조를 요청하지는 않은 상태다.

사이클론 '디트와'가 관통한 스리랑카에서는 최소 334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는 3만 1000명이 희생된 2004년 아시아 쓰나미 이후 스리랑카가 겪은 최악의 재난이다.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크고 도전적인 자연재해에 직면해 있다"면서 신속한 복구와 재건을 약속했다.

스리랑카군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고 식량을 공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저녁 구호 헬기 한 대가 추락하는 사고까지 겹치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콜롬보 교외에 거주하는 셀비(46) 씨는 "집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데려갈 안전한 곳이 있기를 바란다"며 짐꾸러미를 들고 피난길에 올랐다.

태국 남부 지역에서도 이번 홍수로 최소 176명이 사망해 10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기록했다. 태국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부실 대응 책임을 물어 지역 공무원 2명이 정직 처분을 받기도 했다. 국경을 맞댄 말레이시아 북부 페를리스주에서도 2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수해의 원인으로 연례 몬순 시즌에 이례적인 열대성 폭풍이 겹친 점을 꼽았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더 많은 수분을 머금게 되었고, 이것이 전례 없는 '물 폭탄'으로 이어져 산사태와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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