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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A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스리랑카·태국 등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1338명을 넘어섰다. 실종자 또한 900명에 육박해 이번 재난은 최근 수십 년간 아시아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섬을 덮친 폭우로 산사태가 잇따르며 현재까지 744명이 숨지고 551명이 실종됐다. 특히 북수마트라의 울창했던 숲 바탕 토루 지역은 부러진 통나무와 진흙더미가 뒤엉킨 폐허로 변했다. 이런 산사태 현장에서는 수백만 입방미터에 달하는 벌목된 목재들이 마을을 덮쳤다. 환경단체들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불법 벌목이 부른 인재'(人災)'"라며 "무분별한 개발이 숲의 회복력을 앗아갔다"고 지적했다.
구조대는 헬기와 보트를 동원해 고립된 지역에 접근하고 있지만, 인프라가 심각하게 파괴된데다 여전한 악천후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이클론 '디트와'가 관통한 스리랑카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스리랑카 재난관리센터는 410명이 사망하고 33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캔디 지역에서는 산사태로 88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실종됐다. 알라와투고다 마을에서는 한밤중 산사태가 덮쳐 주택 10채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주민 나와즈 나슈라 씨는 "천둥 같은 소리만 들렸을 뿐 경고할 시간조차 없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스리랑카 전역에서 120만 명이 홍수 피해를 입었고 식수원 오염으로 인한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남부 지역에서도 홍수로 181명이 사망한 태국은 물이 빠지면서 거리 청소 등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태국은 이번 홍수로 150만 가구 이상과 39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피해 가구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시작하는 한편 상수도와 전기 등 사회기반시설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약 6000 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유엔은 모든 피해 국가와 긴밀히 협력해 구호 활동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런 재난 속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외교 갈등도 불거졌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스리랑카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려던 자국 공군 수송기의 영공 통과를 인도가 고의로 지연시키면서 "60시간 이상 지연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인도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4시간 만에 승인했다"며 파키스탄의 주장을 반박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한 이후 4월부터 영공을 제한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