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힘, 계엄 입장 우물쭈물하면 민주당에 치트키 쥐여주는 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관련 메시지를 정면 비판하며 "민주당이 폭주할 수 있는 근거는 국민의힘이 계엄에 대해 우물쭈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의힘에서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만 나오면 모든 이슈가 종료돼버린다. 일종의 치트키 같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당이 계엄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 전 대표는 "더 이상 계엄 정당화, 윤어게인, 계몽령은 없어야 한다"며 "지금 국민의힘의 입장은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입장문에서 "12·3 비상계엄은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체제전복 기도에 맞서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한 헌법수호책무의 이행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전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쉽게 말하면 '계엄을 할 만하니 한 것'이라는 취지인데, 이는 '윤어게인'과 '계몽령'을 다시 꺼내 들었다. 계엄을 정당화하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그런 처지에 놓인 것은 안타깝지만, 계엄이 정당했다면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순된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며 "계엄이 정당했다면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