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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과 자동차 왕국 日, 中 잇따른 철수에 위상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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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2. 07. 13:58

日의 대중 투자 현실 처절
가전, 자동차는 더욱 심각 상황
소니에릭슨, 미쓰비시도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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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서 최근 철수한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공장. 가전 및 자동차 왕국 일본의 시대가 적어도 중국에서만큼은 종언을 고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징지르바오(經濟日報).
금세기 초까지만 해도 글로벌 시장을 거의 쥐락펴락했던 일본의 가전 및 자동차 기업들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면서 위상이 그야말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가전과 자동차 산업 왕국이라는 일본의 명성에 완전히 조종이 울리게 됐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일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7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양국의 상호 경제 협력 및 투자, 교류 등은 참담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정은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계속 만지작거리던 '차이나 엑소더스' 카드를 최근 본격 꺼내드는 현실을 살펴보면 진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특히 가전과 자동차 기업들의 엑소더스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해도 좋다.

우선 가전 기업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현실을 잘 알 수 있다. 10여 년 전부터 도시바를 비롯해 마츠시타, 산요 등이 하나씩 철수하기 시작하더니 10월 이후부터는 급기야 캐논, 소니까지 '차이나 엑소더스'에 합류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소니의 경우는 에릭슨과의 합작회사인 '소니에릭슨'의 스마트폰 엑스페리아가 나름 시장에서 선전했음에도 불구, 철수라는 단안을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일본 가전 브랜드는 거의 사라지게 됐다. 눈을 씻고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사무라이 가전 제품'을 겨우 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 한때 일본 가전 브랜드의 마니아였다는 40대 중반의 베이징 시민 추이지룽(崔吉龍) 씨가 "우리가 어렸을 때인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일본 가전 브랜드는 중국인들의 생활 곳곳에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면서 주변에서 일본 가전 브랜드가 사라진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술회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닌 것 같다.

자동차 브랜드들의 처지 역시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닛산과 혼다에 이어 최근 미쓰비시까지 '차이나 엑소더스' 광풍의 대열에 합류, 중국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중 미쓰비시의 경우 40여 년 동안 중국에서 사업을 했던 만큼 시장에 준 충격이 상당히 컸다. 토요타가 여전히 건재한 채 '차이나 엑소더스' 열풍에서 비껴나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중국 브랜드가 시장의 70%를 장악한 현실에 비춰볼 때 토요타도 횡액에 직면할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이 상존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본 자동차 브랜드 역시 가전 업체들처럼 중국 시장에서 전멸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재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사상 최악이라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만큼 상당히 심각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최근 '대만 유사시 일본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볼 때 향후 경제 분야에서도 양국 관계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가전과 자동차 왕국이라는 명성이 중국에서 완전히 종언을 고했다는 결론을 내려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지 않나 싶다. 아직 다른 산업 분야가 크게 영향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싶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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