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편입… 최대 실적 전망
비과세 배당·과징금 리스크 제외 호재
기업가치 제고로 임종룡 연임 힘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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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배당·위험 회피 심리가 삼박자를 이루며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했다.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으로 올해 우리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올해 결산 배당부터 적용되는 비과세 배당(감액배당) 정책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최근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사태와 관련한 대규모 과징금 사전 통지에서 우리금융이 제외된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임종룡 회장의 연임 도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을 낳는다. 이달 초 발표된 차기 회장 숏리스트에 임 회장이 포함된 가운데, 취임 이후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린 그의 성과를 경쟁 후보들이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은 이달 초 20조1504억원을 기록하며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5일에는 주가가 거래소 기준 2만8500원에 장을 마치며 시가총액이 20조9212억원으로 더욱 늘었다. 올 초 시가총액(11조3542억원) 대비 84.2% 급증한 것으로,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코스피 시총 순위도 39위에서 32위로 7계단 상승했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우리금융의 상승세는 뚜렷하다. 거래소 종가 기준 우리금융의 주가는 올 초 1만5290원에서 이달 2일 2만9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지난 5일 2만8500원으로 소폭 내려갔다. 올 초와 비교하면 86.4% 증가한 수치로, 신한금융(67.9%), 하나금융(67.6%), KB금융(56.7%) 등 주요 경쟁사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398.9에서 4100.0로 70%가량 오른 점을 고려하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코스피 상승률을 넘어선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종합금융그룹 체제 완성으로 강화된 펀더멘털과 주주친화 정책, 시장 내 호재들이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올해 동양·ABL생명 인수까지 마무리하면서, 우리금융의 수익 기반은 한층 확대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염가매수차익으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조7964억원의 역대 최고 순익을 기록했다. 올해 우리금융의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3조3082억원으로 2022년(3조1420억원)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말 결산 배당부터 적용되는 비과세 배당도 관심사다. 비과세 배당은 기업이 자본준비금 등 납입자본을 줄여 주주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아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3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비과세 배당 도입을 발표하고, 자본준비금 3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사들이 비과세 배당 도입을 검토하는 것과 무관하게 2026년에는 우리금융만 비과세 배당을 지급할 수 있어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된다"며 "보험사 인수 효과와 지주 전반의 충당금 전입 감소로 내년 이익 체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징금 리스크를 피해간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ELS 판매 은행들에 총 2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한 가운데,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통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우리은행의 홍콩 ELS 판매액이 400억원대로, 최소 1조원 이상 판매한 타사에 비해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큰 '과징금 폭탄'에 각 금융그룹들이 재무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이에 취임 이후 우리금융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끈 임종룡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일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임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외부 인사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고, 이달 중 최종 후보를 확정해 추천할 계획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취임 당시 8조159억원에 불과했던 시총을 임기 말 20조원대로 끌어올린 임 회장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M&A 성과와 선제적 주주환원 정책 등이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결과"라며 "향후 보험·증권 자회사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