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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손익 악화에도 건전성 개선… 이석현 ‘내실 경영’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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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승인 : 2025. 12. 07. 17:32

호우·과잉의료 등 보험비용 늘었지만
지급여력·CSM 잔액 증가로 반등 포석
부서·인사 개편… 수익성 회복 과제

이석현 부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에 들어선 현대해상이 올해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었다. 호우 피해와 공임비, 과잉의료 부담으로 보험손익이 줄었지만, 건전성과 미래 수익성은 끌어올렸다.

이 부사장은 손해보험업계 불황이 지속되자 지속가능 성장과 자본 건전성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으며 대대적인 부서·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을 기반으로 현대해상이 내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해상의 누적 보험손익은 55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09억원) 대비 49.6%가량 감소했다.

보험 수익 증가에도, 보험료 지급금이 포함된 보험비용이 더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보험수익은 10조55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3억원(3.1%) 늘었고 보험비용은 8조6117억원으로 9826억원(11.4%) 증가했다.

하지만 건전성과 미래 수익성은 개선됐다.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179.8%로 지난해 동기(170.1%) 대비 9.7%포인트 올랐다.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9조6278억원으로 3.3% 증가했다.

이는 이 부사장이 대표에 오른 후 나타난 성과다. 이 부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됐다. 1969년생인 이 부사장은 1993년 입사 후 경영기획본부장과 자동차업무본부장, CPC(고객·상품·채널)전략부문장 등을 두루 거친 업력 30년의 내부 출신 전문가다. 이 부사장의 대표 선임으로 현대해상은 6년 만에 단독 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올해는 녹록지 않은 한 해였다. 극심한 호우 피해와 공임비 상승 등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이 악화됐고, 과잉의료 등으로 보험비용 상승으로 극심한 손해를 겪었기 때문이다. 타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자동차보험 4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는 952억원이었다. 현대해상의 경우 387억원의 손실을 봤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함께 상승했다.

이에 이 부사장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 마련과 자본 건전성 강화를 꼽았다. 그는 현대해상 창립 70주년 기념 사내 CEO 인터뷰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 철저한 리스크 관리,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도 준비해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 본연의 업무뿐 아니라 고객이 직접 체감하는 서비스 수준까지 개선하며,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목표에 맞춰 이 부사장은 ALM(자산부채관리) 전략실을 신설하는 등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영업지 관리 조직을 '본부-사업부'에서 '지역단'으로 통합해 효율성을 제고했다. 또 ALM전략실을 통해 금융당국이 2027년 도입을 예정하고 있는 듀레이션 갭 규제에 대비해 ALM 기능 강화를 시도했다. CM(온라인 채널)사업본부 신설을 통해선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를 노렸다.

그러면서 세대 교체 중심의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1960년대생 인원을 대거 정리하고 1970년대생 임원을 전진 배치했다. 부문장과 본부장급에서만 13명이 물러난 가운데, 1970년대생 임원 11명을 배치한 것이다. 삼정KPMG 출신 이기복 상무를 ALM전략실장으로, 이창욱 전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을 최고감사책임자(CIAO)로 영입하는 등 외부 인재 수혈도 병행했다.

올해는 미래 수익성과 건전성에선 분명한 개선을 보여줬지만, 내년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와 예실차 손실 축소, ALM 고도화 등 과제가 산적했다. 2년 차를 맞이하는 이 부사장이 체질 개선과 실제 수익성과 주주가치 개선 성과를 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대해상은 공격적인 외형 확대 대신 신계약 수익성을 개선하고 리스크량 증가를 억제하는 등 자본력 개선을 위한 내실 중심 전략을 추진했다"며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급변하는 보험 환경에의 선제적 대응,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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