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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투기 레이더 조준 당시, 日측 핫라인 호출에 中응답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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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5. 12. 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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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 /사진=연합뉴스


중국 군용기에 의한 항공자위대기 레이더 조준 사건 당시 일중 방위당국 간 핫라인(전용전화)이 작동하지 않았고, 일본 측의 호출에 중국 측이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군사적 긴장 완화 수단으로 마련된 통신 채널이 기능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중국의 대화 회피 태도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12월 6일 오키나와 본섬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중국 해군 항모 '랴오닝'에서 발진한 중국 군용기가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에 두 차례 레이더를 조준했다. 1차 조준은 오후 4시32분부터 35분까지, 2차 조준은 오후 6시37분부터 7시8분까지 각각 다른 F15기에 대해 이뤄졌다. 자위대기는 센서를 통해 레이더 조준을 감지했다. 일본 정부는 이 행위를 항공기 안전비행 범위를 넘어선 "극히 위험한 행위"로 규정하고 외교·방위 루트로 중국에 항의했다.

◇핫라인 호출과 중국의 불응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측은 레이더 조준 발생 직후 일중 방위당국 간 긴급 통신망인 전용 핫라인을 활용해 중국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중국 측이 호출에 응답하지 않아, 군사적 우발 사태 방지를 위한 통신 수단이 사실상 기능하지 못한 것으로 설명됐다. 자민당 외교·안보 관련 회의에서 정부는 "일본 쪽에서 시도했지만 상대가 응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고했으며, 방위성 간부도 "日本側からの呼びかけは行っているが…(일본 측에서의 호출은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중 방위 핫라인의 역사
일중 방위당국 간 핫라인은 2018년 운용을 시작한 '해공 연락 메커니즘'의 핵심 수단 가운데 하나로, 2023년 3월 정식 개설됐다. 같은 해 5월 당시 하마다 야스이치 방위상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이 처음으로 이 회선을 사용해 통화했다. 하지만 이후 실질적인 운용 실적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방위성 간부의 설명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11월 1일 말레이시아에서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했을 때, 핫라인의 "적절하고 확실한 운용" 확보와 각 레벨에서의 대화·교류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안에서 핫라인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제도와 현실 운용 사이의 괴리가 드러난 셈이다.

◇일본 정부·여당의 문제 제기
자민당은 8일 외교부회와 기타 관련 회의를 열어 레이더 조사 문제와 대응 상황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핫라인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회의에 참석한 의원 가운데 한 명은 언론에 "일본 측이 시도했지만 중국 측이 응답하지 않았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여당 내부에서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우발 충돌 방지를 위해 마련된 전용 회선에 중국이 응하지 않은 것은 "대화 회피"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의 입장과 향후 과제
중국 측은 이번 레이더 조준에 대해 "자위대기가 여러 차례 접근해 훈련을 방해하고 중국 측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며 일본의 항의를 일축하고, 일본이 문제를 부각하는 데 "별도의 속셈이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레이더 조사 자체의 성격에 대해서도 중국은 "안전 확보를 위한 정상적인 조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일본 정부는 핫라인 불응을 포함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중 간 긴급 통신 체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운용 규범과 신뢰 구축 조치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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