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환경규제·듀얼카드 전환 수요와 맞물려 '최적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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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LG이노텍이 발표한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은 팔라듐과 금 도금 공정을 완전히 제거한 신소재다. 스마트 IC 기판은 신용카드, 전자여권, USIM 등에 탑재되는 IC칩과 리더기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그동안 업계는 기판 표면의 부식 방지와 안정적인 전기 신호 전달을 위해 귀금속 도금을 필수 공정으로 여겨왔다.
문제는 팔라듐과 금이 채굴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가격 변동성도 크다는 점이었다. 업계는 오랫동안 대체 소재나 공법 개발을 시도했지만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해법을 찾지 못했다. LG이노텍은 "이번에 선보인 신소재는 귀금속 도금 없이도 기존 제품 대비 내구성이 3배 높다"며 "스마트카드의 빈번한 외부 접촉이나 장기간 사용에 따른 정보 인식 오작동을 최소화해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카드 교체 주기가 연장되면서 고객사의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 배출 감축 효과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차세대 스마트 IC기판은 기존 제품 대비 탄소 배출을 약 50% 줄여,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8500톤을 감축한다. 이는 약 13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귀금속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원천적으로 제거한 셈이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뚜렷하다. 가격 변동성이 큰 팔라듐과 금을 사용하지 않아 재료비 부담이 줄고, 도금 공정 자체가 생략되면서 생산 비용도 절감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호재는 유럽의 환경 규제 강화다.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사가 위치한 유럽은 탄소 배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기업들이 공급망 전반의 ESG 요구사항 충족에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탄소 배출을 50% 줄인 LG이노텍의 제품은 고객사들에게 규제 대응 솔루션이자 'ESG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가 된다. 이와 함께 최근 스마트카드 업계가 카드를 기기에 꽂아 쓰는 접촉식과 대기만 해도 작동하는 비접촉식을 모두 지원하는 '듀얼 카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도 LG이노텍에게 유리하다. 기존 카드를 듀얼 카드로 교체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마트 IC 기판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카드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03억 달러에서 2030년 약 306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8.6%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1월 글로벌 스마트카드 제조 선도 업체에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국내 특허 20여 건도 확보해 미국, 유럽, 중국 등에 특허 등록을 추진 중이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은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은 고객사의 ESG 요구와 기술 경쟁력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진2] LG이노텍 직원이 성능은 높이면서도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인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을 선보이고 있다](https://img.asiatoday.co.kr/file/2025y/12m/11d/202512100100097620005628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