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사업 중심 구조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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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OCI홀딩스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 자회사 'OCI 베트남'은 올해 누적 매출 0원으로 사실상 휴면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OCI 베트남은 1994년 출범해 약 20년간 농약 원료 사업을 이어왔으나,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수익성이 악화하며 구조조정 물망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해당 법인 매출은 2억원, 영업손실은 1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OCI그룹의 베트남 사업 구조개편이 본격화했다는 평이 나온다. 향후 베트남 사업의 주도권은 싱가포르 신설법인 OCI 원(ONE)에 넘어가고, 주력 제품 또한 웨이퍼로 대체될 예정이다.
OCI 원은 말레이시아 사업 법인 OCI테라서스가 지난 9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OCI 원은 출범 직후 베트남 웨이퍼 생산 기업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 지분 65%를 인수한 바 있다. 웨이퍼는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주요 부품으로, OCI그룹이 해외에서 웨이퍼 생산에 나선 건 최초다.
OCI그룹이 베트남 사업을 수술대 위에 올린 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대 태양광 시장인 미국은 다음해 OBBBA 법안에 따라 중국자본 25% 이상 기업을 공급망에서 퇴출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산 웨이퍼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약 95%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은 곧 경쟁자 없는 블루오션이 된다.
이때 베트남은 미국 시장 선점을 위한 최적의 생산기지 중 하나다. 비중국 조건에 부합하면서 저렴한 인건비·부지비·물류비로 원가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OCI그룹 입장에선 현지 사업 경험이 있어 부담도 덜하다. 향후 OCI 베트남이 청산 수순을 밟고 비주류 사업을 정리한다면, 베트남 내 투자와 인력 운용 등을 효율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는 지난 10월 연산 2.7GW 규모로 베트남 현지에 준공됐다. OCI홀딩스 측은 이곳에 향후 4000만달러(한화 약 560억원)를 추가 투자해 5.4GW까지 생산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 대한 무역 규제 강화로 미국향 태양광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변화 속에서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판로를 선점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