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내수 진작 목표는 이 때문
하지만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텅텅
초단기 노동 일상화가 가장 큰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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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중국 경제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을 뉴 노멀(새로운 표준)로 마주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의 국가통계국 발표가 이 사실을 잘 말해준다. 디플레이션의 장기화 조짐에 대한 우려가 절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경제 당국은 이 분명한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지난 10∼11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주재 하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내년의 최우선 경제 목표를 내수 진작으로 결정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 계획을 세운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다.
당국의 계획대로만 흘러가면 중국의 내년 경제는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해야 할 올해보다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걸림돌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중 가장 먼저 거론돼야 하는 것이 아마도 소비 주체들의 주머니가 평균적으로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특히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를 견인한 소비 대군(大軍)이었다고 해도 좋을 MZ세대들의 형편은 영 말이 아니다. 과거의 영화가 언제였던가 생각될 만큼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요즘 이들에게 최고 미덕이 극한의 쥐어짜기 식 절약인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쳐다보지도 않았을 한끼 5 위안(元·1050 원 ) 전후의 충구이타오찬(窮鬼套餐·거지세트)으로 한끼를 끼니를 떼우는 게 유행인 것은 바로 이 기가 막힐 현실을 확실하게 웅변해준다. 베이징의 새내기 직장인 리민루이(李敏磊) 씨가 "우리는 이제 과거의 소비 시대로 절대 못 돌아간다. 그렇게 하고 싶어도 주머니 사정이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한숨을 내쉬는 것은 이로 보면 충분히 이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처럼 MZ세대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 중국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텅 비게 된 이유는 분명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초단기 노동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현실과 직접적 관계가 있다. 2025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 8억 명의 30% 전후인 2억5000만 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음식 배달원, 택배 기사 등이 대표적으로 이 부류에 해당하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과 수입의 안정성이 높을 까닭이 없다.
상황이 이러니 이들의 소비 행태가 더욱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내수에 큰 기여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이들의 수는 앞으로 줄어들기보다는 AI(인공지능)의 등장에 따른 전체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탓에 빛의 속도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 전체 노동자의 40%를 넘어 50%에까지 근접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내수 진작 목표의 암적 존재인 초단기 노동의 일상화가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됐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