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아프리카 시에라리온도 한국쌀 재배… K-라이스벨트 영토 넓어졌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23010012060

글자크기

닫기

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12. 22. 17:52

시에라리온 추가로 참여국 8곳 확대
K-품종 생산량 현지 대비 23% 높아
작년 3562t 수확해 목표치 19% 초과
연간 1만톤 생산 3000만명 식량 목표
농림축산식품부 공적원조사업(ODA) '케이(K)-라이스벨트'가 시에라리온을 신규 사업지로 편입하면서 영토 확장에 나섰다.

22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쌀 생산량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K-라이스벨트 사업 대상국이 내년부터 총 8곳으로 늘어난다. 기존 가나, 감비아, 기니, 세네갈, 우간다, 카메룬, 케냐 등 7곳에 시에라리온이 추가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에라리온 정부가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현지 적합성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한 뒤 외교부 심사를 통과하면서 신규 대상국에 최종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K-라이스벨트는 농식품부 대표 ODA 브랜드로 지난 2023년 본격 추진됐다. 아프리카에 우리나라 다수확 벼 품종을 전파, 식량난 해결에 일조하는 것이 골자다. 2027년부터 다수확 벼 종자를 연간 1만여톤(t) 생산·보급해 약 3000만명의 식량 공급을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다.

K-라이스벨트는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간 핵심 협업 프로젝트에도 이름을 올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으로 방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해당 사업을 한·아프리카 대표 교류 사례로 언급한 바 있다.

그간 농식품부는 K-라이스벨트 사업 확대를 위해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6개국과 협의를 지속해 왔다. 이 중 시에라리온, 기니비사우, 코트디부아르를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현지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전시포 사업'도 추진했다.

전시포 사업은 우리나라 벼 종자가 해당 국가 토양 및 기후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시범 재배하고, 생산량·병해충 저항성·품질 등을 현지 품종과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업 결과 이스리(ISRIZ)-6·7, 코리아모(KOREA-MO), 아갸파(AGYAPA) 등 'K-품종'의 3개국 평균 생산량은 5t 이상으로 현지 품종보다 약 23% 높게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시포 사업을 통해 우리 품종 수확량이 현지 품종보다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현지 농민들도 K-품종이 빠른 숙기로 재배관리가 용이하고 병해충 저항성, 맛·향 등이 (현지 품종보다) 좋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사업 '3년차'를 맞는 K-라이스벨트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사업 첫해 참여국 6곳에서 이스리(ISRIZ)-6·7 등 우리 벼 종자 2321t을 처음 수확하는데 성공했다. 당초 목표치를 14% 상회하는 물량이다. 수확된 벼 종자는 대상국 협의를 거쳐 농가에 보급하거나 취약계층에 제공됐다.

지난해에는 가나, 감비아, 기니, 세네갈, 우간다, 케메룬, 케냐 등 7개국에서 벼 종자 3562t을 수확했다. 이 역시 목표치를 19% 웃도는 수준이다. 평균 수확량은 1㏊당 4t으로 현지 종자보다 1.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한국농어촌공사 등과 생산기반시설을 비롯해 'K-종자, 'K-농기계' 등 전후방산업도 현지에 이식 중이다. 지난 4월 세네갈에서 우리나라 농기계 수리센터 착공식을 진행했고, 카메룬에서는 벼 재배단지 착공식도 개최했다.

향후 농어촌공사와 참여국 내 적합한 부지를 확보하고, 경지 정비가 된 종자 생산단지 등 인프라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진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사업을 통해 벼 전문가를 파견, 현지 전문 인력도 육성한다. 농약·비료 등 농업 투입재 및 농기계 보급, 종자 저장시설 구축도 병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상국,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수원국별 종자 보급 체계도 마련한다. 현지 사정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대상국 농민조합, 종자업체 등과 자율생산 기반을 확립하고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있다. 국가 종자시스템 확립을 위한 정책 제안 및 기술 지원도 병행 중이다.

박순연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K-라이스벨트는 단순한 원조의 개념을 넘어 대상국에 재배기술까지 전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MOU를 체결한 국가가 사업 참여국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