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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과 러시아라는 상징성이 큰 두 국가를 연이어 방문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는 카자흐스탄이 추구해 온 균형 외교 노선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카자흐스탄 국영 통신사 카즈인폼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토카예프 대통령은 유라시아경제최고위원회와 CIS 정상 비공식 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했다. 이번 회담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CIS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과거 미국 방문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전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서방 또는 친서방 국가와의 외교 접촉 이후 곧바로 러시아와 관계를 정리하는 방식은, 카자흐스탄이 일관되게 유지해 온 균형 외교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카자흐스탄에게 기술·투자 협력과 경제 다변화 측면에서 중요한 파트너 국가다. 지난 2004년 일본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목표로 '중앙아시아+일본 대화(CA+JAD)'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를 의식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신중한 태도로 인해 제한적인 성과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CA+JAD 출범 21년 만인 지난 19일 중앙아시아 정상들이 일본을 방문해 '도쿄 선언'을 채택하면서 양국 관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편 회담 직후 푸틴 대통령이 CIS 정상들과 함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방문한 일정도 눈길을 끌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러시아 제국과 소련 시기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이번 일정은 CIS 국가들과 러시아 간 역사적·문화적 동질성을 부각하려는 상징적 연출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