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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띠어 세이하 캄보디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나타폰 낙파닛 태국 국방장관에게 양자 회담 장소 변경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당초 시하삭 푸앙켓케오 태국 외교장관은 전날 아세안 회의 직후 "수요일(24일) 태국 찬타부리에서 양자 국경위원회 회담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캄보디아가 이를 거부한 것이다. 띠어 세이하 장관은 서한에서 "국경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어 보안상 위험하다"며 "회담은 안전하고 중립적인 장소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도 회담 주최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협상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동안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당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주간의 충돌로 태국에서 최소 23명, 캄보디아에서 21명이 사망했다. 특히 양국 합쳐 9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해, 하루 전 알려진 50만 명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 양상도 격해지고 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23일 오전 태국군이 캄보디아 국경 도시인 포이펫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포이펫은 양국 무역의 핵심 거점이자 카지노 밀집 지역으로, 이곳에 대한 공격은 확전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태국 역시 전날 공습을 단행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특별 회의에서도 뚜렷한 해법은 도출되지 못했다. 태국 외교부는 "휴전은 태국 군의 현장 상황 평가에 기초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며 캄보디아의 선(先) 휴전 선언과 지뢰 제거 협력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국과 아세안이 중재를 시도하고 있지만, 회담 장소를 둘러싼 기싸움과 현장의 포격전이 겹치면서 24일로 예정됐던 협상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