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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쟁’ 박싱데이… 20년 만에 ‘한국인 없는’ EPL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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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12. 25. 10:28

성탄절부터 내년초까지 '2~3일 간격' 경기
황희찬의 울버햄튼 리그 반환점 돌고도 무승
박싱데이 1위 사수한 팀 높은 확률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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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의 황희찬. /로이터·연합
지구촌이 따스한 성탄절을 보낼 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죽음의 '박싱데이' 일정이 시작된다. 이 기간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로 불리는 프리미어리그는 내년 초까지 2~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른다. 이 기간 리그 반환점을 도는 데, 통상 강등권과 챔스권이 이 시기 윤곽이 잡힌다. 압도적 꼴찌로 추락한 황희찬의 울버햄튼은 여전히 리그 무승에 그치고 있다. 20년 만에 EPL에서 한국인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튼은 오랜기간 1부리그인 EPL에서 살아남은 '생존왕'으로 유명하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울버햄튼은 설기현이 영국 무대 진출 한국인 1호로 처음 국내에 알려졌다. 2부리그와 1부리그를 오가던 울버햄튼은 2010년대 후반부터 안정적인 전력을 꾸리며 1부리그 중하위권을 지키는 강등권 위 문지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 울버햄튼은 급격한 추락을 겪고 있다. 이런 결과는 지난 시즌 팀의 에이스 파울루 네투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어느 정도 예고됐다. 팀내 쌍두마차로 팀을 이끌던 마테우스 쿠냐마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가면서 올 시즌 울버햄튼은 완전히 망가졌다. 네투-쿠냐와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던 황희찬도 이 두 선수가 사라지니 공격포인트 생산성이 급격히 낮아졌다.

'네투-쿠냐-황희찬'으로 구성된 울버햄튼의 스리톱은 선수비 후 역습에 특화된 울버햄튼의 핵심 무기였다. 이 셋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결정력으로 순도 높은 골을 만들어냈다. 셋이 같이 뛴 3년 전 황희찬은 EPL에서만 12골을 넣으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한 바 있다. 황희찬은 이 시기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도 당하지 않고 펄펄 날았다.

박싱데이에 한 시즌 농사가 좌우되는 건 울버햄튼 뿐이 아니다. 이 시기 리그 1위를 달리는 구단은 높은 확률로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또 챔스권인 톱4도 이 시기 거의 결정난다. 박싱데이에 펼쳐지는 강도 높은 경기 일정에 선수단의 피로도와 분위기가 시즌 끝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현재 리그 빅6으로 불리는 맨시티·맨유·아스날·첼시·리버풀·토트넘 중 토트넘만 14위로 쳐져 있다. 그 다음 7위 맨유는 4위인 첼시와 승점 3 차이여서 언제든 챔스권인 4위로 들어갈 수 있다. 토트넘도 맨유와 승점 4 차이여서 언제든 상위권 도약의 기회는 있다. 그래서 연전으로 펼쳐지는 박싱데이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야 한다.

울버햄튼은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 노팅엄 포레스트와 승점 16차이다. 울버햄튼이 5연승을 거두고, 노팅엄이 5연패를 당해도 승점을 따라잡지 못한다. 사실상 강등권 탈출이 불가능해 보이는 이유다. 이에 울버햄튼은 리그 후반기 극적인 반전을 위해선 박싱데이에서 최대한 승점을 확보하고 강등권 탈출을 노려야 한다. 울버햄튼이 강등 당하면 2005년 박지성 이후 한국인이 없는 EPL이 된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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