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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배송’ 족쇄 풀리는 대형마트…전국 점포·산지 직송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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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2. 09. 17:52

쿠팡 견제 '신선식품'이 최대 승부처
의무휴업일 제한은 여전히 걸림돌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유통산업법 개정 추진<YONHAP NO-4307>
9일 서울 이마트 청계천점 PP센터에서 주문 상품들에 대한 분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심야 온라인 주문 처리를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새벽배송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오프라인 영업 제한은 유지하되, 전자상거래를 통한 포장·반출·배송은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2012년 규제 도입 이후 14년 만의 부분 완화로, 쿠팡 중심으로 굳어진 새벽배송 시장 구도에 구조적 변수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가 전국에 보유한 약 400개의 PP(Picking & Packing)센터는 즉시 새벽 물류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쿠팡의 물류 거점이 약 200여 개인 점을 감안하면, 점포 기반 생활권 밀착도 측면에서는 오히려 대형마트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별도의 대규모 신규 투자 없이 기존 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대 승부처는 신선식품이다. 새벽배송의 본질이 '아침 식탁'에 있는 만큼, 산지 직거래와 자체 매입 역량을 갖춘 대형마트가 신선 경쟁력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심야 인건비와 콜드체인 유지 비용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주문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큰 수혜 후보로는 이마트가 거론된다. 이마트는 전국 157여 개 점포와 100여 개 PP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SSG닷컴 전용 물류센터까지 갖춘 유일한 사업자다. 과거 새벽배송을 운영했던 경험도 있어 서비스 재개 속도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 사업을 맡고 있는 SSG닷컴은 그간 수도권 전용 물류센터 중심으로만 새벽배송을 운영해 왔다. 이마트 점포 내 PP센터는 심야 포장·반출이 제한돼 활용이 어려웠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국 PP센터가 새벽 거점으로 전환되며 배송 범위를 단숨에 넓힐 수 있게 된다.

최근엔 수요 변화도 감지됐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SSG닷컴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전년 대비 19%, 26% 증가했다. 업계에선 이를 쿠팡의 대안 플랫폼으로 재평가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112개 점포와 70여 개 PP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온을 통해 운영하던 새벽배송 서비스를 2022년 중단한 전례가 있어 재진입 전략이 관건이다.

여기에 올해는 오카도 기반 자동화 물류센터(CFC) 가동도 앞두고 있다. 점포 기반 분산 배송과 자동화센터를 병행할 경우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롯데쇼핑이 CFC에 약 1조원 규모를 투자한 만큼, 이번 규제 완화는 투자 회수 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촉매가 될 가능성도 있다. 마트·슈퍼를 포함한 그로서리 부문은 지난해 4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200개 이상 PP센터를 보유해 가장 넓은 전국망을 가지고 있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로선, 점포 구조조정 속 새벽배송은 유휴 공간 활용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물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심야 인건비와 배송비 부담이 오히려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구조적 제약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월 2회 의무휴업이나 심야 오프라인 영업 제한 완화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의 핵심 경쟁력이 '연속성'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무휴업이 유지되는 한 서비스 완성도에는 제약이 불가피하다. 해당 규제는 2029년 11월까지 일몰 시한이 연장된 상태다.

오프라인이 영업 규제에 묶여 있는 사이 이커머스는 신선식품과 생활필수품까지 빠르게 잠식하며 소비 패턴을 바꿔놓았다. 국내 유통업에서 온라인 비중은 2016년 24.2%에서 최근 59%까지 확대된 반면, 대형마트 비중은 9%대로 하락했다. 점포 수도 2019년 423개에서 지난해 385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새벽배송 시장은 2020년 2조5000억원 수준에서 약 15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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