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가성비와 혁신 도시가 대세
3년 간 MZ세대 1000만 대도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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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중국의 메가시티와 중형급 대도시들 간의 질적 격차는 대단히 심했다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부에서조차 이른바 1선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와 선전 등을 제외한 나머지를 2∼4선 도시라고 공식적으로 부르면서 마치 폄하하는 듯 구분한 것은 크게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금세기 초까지만 해도 경쟁심이 심한 30대 전후 젊은이들의 대부분이 1선 도시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자신의 삶을 '루저 인생'으로 자조하고는 했던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 부모를 잘 만난 덕분에 운명적으로 태어나지는 못했어도 생활 만큼은 어떻게든 1선 도시에서 하고자 하는 열망을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키웠던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게 상황이 변하고 있다. 굳이 메가시티에서 직장을 잡은 채 생활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심지어 상당수 메가시티의 젊은이들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장쑤(江蘇)성 난징(南京)등을 비롯한 중형급 대도시로 직장을 비롯한 생활의 근거지를 자발적으로 적극 옮기고 있다.
정말 그런지는 지난 3년여 동안 베이징을 비롯한 메가시티에서 항저우 등으로 이주한 30대 전후 청년들이 무려 1000만여 명에 이른다는 국가통계국의 통계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할 경우 앞으로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메가시티 대신 중형급 대도시가 30대 전후 청년들의 이상향으로 떠오르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1선 및 2∼4선 도시 간의 질적 격차가 금세기 들어선 이후 빠르게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거의 사라진 현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는 최근 중국 정부 및 언론이 항저우를 비롯한 15개 2선 도시를 신1선 도시로 호칭하기 시작한 사실이 무엇보다 확실히 증명한다.
집값을 비롯한 물가가 메가시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예컨대 집값의 경우 항저우나 난징 등이 메가시티들보다 절반 이상이나 저렴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항저우 등은 극강의 가성비 대도시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항저우 등의 신1선 도시들이 창조나 혁신 분야에서 베이징을 능가하는 곳이라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항저우만 봐도 그렇다고 해야 한다. AI(인공지능)을 비롯해 로봇, 게임, 신경과학 등의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업들인 항저우 6소룡의 소재지로 전국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취업에 목을 매야 할 30대 전후 청년들에게는 베이징 등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유토피아일 수밖에 없다.
가성비와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 중국 경제의 핵심 키워드가 될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메가시티 대신 가성비와 혁신의 도시들에 중국의 청년들이 몰려가는 것은 이제 대세가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