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겨울비에 잠긴 가자 난민촌…“젖은 담요 짜내며 버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29010014525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2. 29. 08:26

네타냐후, 휴전 2단계 논의 위해 미국행…사망자 계속 늘어
Israel Palestinians Gaza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28일(현지시간) 밤사이 내린 비로 해변가 천막촌이 물에 잠기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침수된 천막을 다시 세우고 있다./AP 연합뉴스
가자지구에 지난 주말 겨울비가 쏟아지면서 난민촌 곳곳이 물에 잠기고 천막이 붕괴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전쟁으로 집을 잃고 장기간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는 가자 주민들은 젖은 담요와 침구를 말리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남부 칸 유니스에서는 발목까지 차오른 물로 천막 내부가 침수됐고, 일부 주민들은 양동이와 깡통으로 빗물을 퍼내며 거처를 지탱하려 애쓰고 있다. 한 이재민은 "텐트가 날아가고 악취가 난다"며 "더는 어디로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다른 주민들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텐트 안까지 물이 들어와 매트리스가 모두 젖었다"고 전했다. 최근 남편을 잃었다는 한 여성은 "우리는 음식을 원하는 게 아니라 덮을 것과 매트리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자 보건부는 지난 13일 이후 저체온증 및 건물 붕괴 등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에는 생후 2주 된 영아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휴전 이후에도 희생은 계속되고 있다. 가자 보건부는 휴전 발효 이후 414명이 사망, 1142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최소 7만1266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약 1200명이 숨지고 251명이 납치된 사건에서 촉발됐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플로리다로 이동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휴전 2단계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출국 시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첫 단계 휴전은 인도적 지원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호물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스라엘 측은 최근 일주일 동안 구호 트럭 4200대, 쓰레기 처리 차량 8대, 텐트 및 동계 의류가 가자에 반입됐다고 밝혔으나, 텐트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제 구호 연합체 셸터 클러스터에 따르면 휴전 이후 약 7만2000개의 텐트와 40만3000개의 방수천이 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필리포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사무총장은 "가자 주민들이 물이 스며든 천막과 폐허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필요한 규모의 지원이 충분히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