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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논란과 아쉬움 속에 막 내린 초유의 3대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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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2. 30. 00:01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을 수사해 온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29일 수사를 끝내고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의 발표는 대통령보다 앞선 권력이란 뜻에서 '브이 제로(V0)'라고까지 불린 김 여사의 국정 농단 실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검팀은 "대통령 배우자가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현대판 매관매직을 일삼고, 국민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막 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민중기 특검은 "김건희 여사에 의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특검 수사로 드러난 김 여사의 금품 수수 내역을 보노라면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통일교로부터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에게서 명품 귀금속,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금거북이 등을 받았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는 이우환 화백의 고가 그림을 받았다. 역대 어느 대통령 배우자에게서도 볼 수 없는 도덕성 추락이다. 정치사와 나라의 품격을 1세기 전으로 되돌리는 퇴행이다. 검찰에서 수사했지만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규명한 것도 특검의 성과다.

김건희특검이 마무리되면서 12·3 비상계엄 선포, 그리고 이후의 정권 교체로 헌정사상 처음 동시 가동된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종료됐다. 3대 특검은 성과를 냈지만 논란과 아쉬움도 적지 않다. 김건희특검은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에 대해 "특검 수사를 통해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이 인수위의 노선 변경 지시에 의해 합리적 이유 없이 변경됐음을 규명했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어떻게 개입했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매관매직 의혹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 부부 공동의 뇌물 혐의 가능성 등의 핵심 쟁점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있다.

무엇보다 특검의 정당성을 훼손한 것은 편파·강압 수사 논란이다. 통일부 유착 사건을 조사하면서 민중기 특검은 전 정부와 국민의힘 인사들 최소 18명을 30차례 이상 조사했고 압수 수색도 20차례 이상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선 금품 수수 단서가 나왔는데도 한 명도 조사하지 않았고 압수 수색도 하지 않았다.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양평군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으로 강압 수사 의혹도 전면에 부상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뇌물 공모 정황 등 특검이 밝히지 못한 사건들은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수본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지도 않고 또 2차 종합특검을 밀어붙일 태세다. 경제는 개선되기는커녕 악화일로인데, 언제까지 정치색 짙은 특검에 국력을 낭비할 것인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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