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동국대 성준영 석사과정생, 동국대 권순철 교수, 부산대 김민성 박사과정생, 부산대 이길주 교수, 전남대 김형훈 교수
동국대학교·부산대학교·전남대학교 공동연구팀이 블랙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한 저전압 구동 듀얼모드(back-to-back) 광검출기를 개발했다. 단일 소자에서 가시광(VIS)과 근적외선(NIR)을 외부 광학 필터 없이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광센서 구조를 제시한 것이다.
연구에는 교신저자로 동국대 권순철 교수, 부산대 이길주 교수, 전남대 김형훈 교수가, 제1저자로는 동국대 성준영 석사과정생과 부산대 김민성 박사과정생이 참여했다.
최근 자율주행, 환경 모니터링, 보안·감시, 바이오메디컬 이미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형·저전력으로 파장 정보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광센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back-to-back(BtB) 구조의 적층형 듀얼모드 광검출기는 흡광층을 두껍게 만들면 가시광 흡수는 늘지만 전하 이동 경로가 길어져 저항이 커지고, 결국 전하 수집 효율과 근적외선 감지 성능이 떨어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구조 블랙 실리콘을 페로브스카이트 흡광층과 결합한 새로운 BtB 구조를 설계했다. 금속보조화학식각(MACE) 공정으로 제작된 블랙 실리콘은 수직 나노 기둥 구조를 형성해 반사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넓은 파장 영역에서 우수한 흡광 특성을 보인다. 동시에 나노구조가 페로브스카이트 내부 전하 이동 거리를 국소적으로 단축시켜 약 500nm 두께의 두꺼운 흡광층을 유지하면서도 전하 수송 저하 문제를 크게 줄였다.
개발된 소자는 1V 이하의 저전압에서도 동작하며, 인가 전압의 극성에 따라 음의 바이어스에서는 가시광 선택 감지, 양의 바이어스에서는 근적외선 선택 감지가 가능하다. 특히 근적외선 영역에서 기존 평탄 실리콘 기반 소자보다 뛰어난 광응답을 보이며, 블랙 실리콘이 단순 항반사층을 넘어 듀얼모드 검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구조임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단일 픽셀 이미징 실험을 통해 바이어스 전환만으로 서로 다른 파장의 이미지 정보를 선택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외부 광학 필터 없이 소형·집적형 분광 이미징 시스템 구현이 가능함을 보여준 대목이다.
권순철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흡광층 두께 증가로 인한 기존 듀얼모드 광검출기의 한계를 블랙 실리콘을 통해 효과적으로 극복했다”며 “저전력·고집적 차세대 광센서 플랫폼으로 다양한 광전자 시스템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이 수행했으며, ‘Low-bias, broadband photodetection enabled by MAPbI₃/black silicon dual-mode photodetector for compact optoelectronic platforms’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13.2)'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