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앞세워 '1등 경쟁력 회복' 주문
"임직원들 믿는다"… 신뢰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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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9일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을 '다시 성장하는 해'로 규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2~3년간 신세계그룹의 혁신적 결단들은 다시 한번 성장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였다"며 "2026년 우리는 높게 날아오를 것"이라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긴 조정 국면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성장 국면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정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비전의 핵심은 '톱(TOP)의 본성'이다. 과거의 사고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룰을 세우는 '패러다임 시프트'야말로, 1등 기업인 신세계그룹에 요구되는 자세라는 설명이다.
모든 전략의 출발점은 '고객'이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그룹의 본질이었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이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1등 고객'으로 진화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을 한발 빠르게 읽고 구현하는 역량이 곧 그룹 본업의 가치라는 판단이다.
정 회장이 '준비는 끝났다'고 선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3년간 이어진 고강도 체질개선이 실적 반등 신호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우리는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며 "현상유지는 곧 퇴보란 위기의식과 절박함이 만든 귀한 열매"라고 지난 도전을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신세계그룹이 마주한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본업인 이마트는 2021년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다 2023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고,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마트24는 손익분기점으로 삼아온 점포 수 6000개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온라인 유통이 급성장하는 흐름 속에서도 SSG닷컴과 지마켓은 주도권 경쟁에서 뚜렷한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이에 정 회장은 단기 실적 방어보다 '본업 경쟁력' 회복을 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수시 인사 카드를 꺼내들며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대표를 과감히 교체했고, 본인부터 바뀌겠다며 전사적인 변화와 혁신을 지속 주문했다.
변화의 신호는 이마트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이마트는 올해에만 3개 점포를 신규 출점하며 5년 만에 점포 수 확대를 재개했다. 오프라인 유통이 구조적 침체에 빠졌다는 평가 속에서도,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축으로 다시 성장의 닻을 올렸다. 이마트는 내년 2개, 2027년 3개의 신규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편의점과 커머스 부문도 재정비했다. 업계 4위인 이마트24는 상품 경쟁력과 수익성 극대화를 축으로 대대적인 브랜드 손질을 진행 중이며, 지마켓은 알리바바와 합작법인을 출범시켜 연간 7000억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투자 청사진을 내놨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며 강남점이 3년 연속 연매출(거래액) 3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실적 지표도 반등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영업이익은 4479억원으로 전년 대비 851%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신감이 붙은 이마트는 2027년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신년사 말미에서 정 회장은 "고객들은 신세계그룹을 믿고 있고, 신세계그룹은, 그리고 저는 여러분을 믿는다"며 임직원에 대한 강한 신뢰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