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 숫자 아닌 ‘전쟁 수행 능력’ 경쟁… 한반도 군사 질서 재편의 해
- 전략무기 중심으로 군수산업의 우선순위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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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그 방향을 분명히 했다. 김정은은 지난 12월 28일 미상의 중요 군수공업기업소를 직접 방문해 무기 생산 실태를 점검하고, "전략적 공격수단을 수요대로 대량 생산하라"고 공개 지시했다. 이 발언은 이틀 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외적으로 보도됐다. 내부 결속용이 아닌, 한국과 미국을 향한 의도된 군사적 신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북한 매체는 북·러 군사 협력이 단순 무기 거래 수준을 넘어, 전략무기 핵심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도했다. 김정은이 이날 직접 치켜세운 무기체계는 600mm 초대형 5연장 방사포였다. 북한은 이 무기체계가 사거리 약 400km에 이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실제 동원돼 실전에서 성능이 입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단순 시험발사가 아니라, 실전 데이터를 반영한 무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방사포는 전술핵탄두 '화산-31형'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그동안 강조해온 '전술핵 다종화·경량화' 전략의 핵심 수단이다. 김정은은 이 무기를 두고 "초강력 무기체계"라고 규정하며, 북한의 주력 대남 타격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
타격 대상도 남측의 전력 시설, 비행장, 항만 등 주요 민간시설과 군시설을 망라한 국가전략적 기지가 우선 표적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것이다. 이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단순히 보유하는 단계를 넘어, 실전 사용을 전제로 한 대량 생산·지속 보충 체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억제용 무기 국가'에서 '전시 소모를 감당하는 군수국가'로의 전환이다. 김정은이 군수공업 현장을 직접 챙기고, 생산 속도와 물량을 압박하는 모습은 이 변화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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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량 생산'과 '실전 입증'을 강조한다면, 한국은 초정밀·초연결·초고속 지휘통제를 경쟁의 축으로 삼고 있다. 감시·정찰 자산이 수집한 방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통합되고, AI가 표적 우선순위를 제시하며, 지휘관의 결심 속도를 극적으로 단축하는 구조다. 양측의 군비경쟁이 전혀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경쟁이 상호 자극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전략무기 증강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정밀타격 체계 고도화를 부르고, 이는 다시 북한의 양적 확대와 분산 배치로 이어진다. 여기에 북·러 군사 협력, 미·중 전략 경쟁, 글로벌 전쟁 장기화라는 외부 변수까지 겹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26년은 그래서 분명한 분기점이다. 북한은 '전술핵 부대 상시 태세' 과시를 통해 대남 협박을 상시화하며, 북의 '실전형 대량생산 체제'가 실제 대남 억제력으로 작동하는지 국제사회로부터 시험받게 되고, 한국은 '디지털DX 기반의 신국방혁신'이 선언이 아닌 현실적 전쟁 억제 구조로 기능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한반도는 이제 본격적인 재래식 무기체계를 포함한 핵군비경쟁의 시대로 들어섰다. 그러나 이번 경쟁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은 무기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누가 전쟁을 통제하고 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완성하느냐에 의해 갈릴 것이다. 2026년, 그 시험대에 남과 북이 동시에 올라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