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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구호단체 대거 퇴출…37개 NGO 활동 중단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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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1. 01. 14:56

UN·EU “재앙적 결과” 경고…"팔레스타인 주민 생명 즉각적 위험"
PALESTINIAN-ISRAEL-CONFLICT-GAZA-AID <YONHAP NO-3591> (AFP)
가자시 알리말 지역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목발을 짚고 국경 없는 의사회(MSF) 진료소로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
이스라엘 디아스포라(재외 유대인) 담당부는 최근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37개 비정부기구(NGO)에 신규 등록법에 따른 강화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60일 이내에 모든 활동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새 규정에는 직원들의 개인정보 공개 등 엄격한 조건이 포함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지난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조치가 하마스와 연계된 인력이 구호단체에 침투하는 것을 막고, 국제 구호물자가 무장 조직에 전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호단체들과 국제기구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즉시 반발했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활동하는 100여 개 NGO를 대표하는 국제개발기구(AIDA)의 아테나 레이번 사무총장은 "이미 세계 어느 지역보다 엄격한 자체 검증 절차를 운영해 왔으며,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이스라엘 당국이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인도적 서비스의 재앙적 붕괴"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금지 대상 NGO들이 가자지구 전체 구호 활동의 15%만을 담당한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유엔(UN)과 구호 단체들은 해당 단체들이 직접 물자를 공급하기 보다는 유엔과 계약을 맺고 보건 진료소를 운영하고, 위생·주거 지원 등 핵심 서비스를 맡아 왔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은 훨씬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유엔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가자지구의 구호 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번 조치를 "터무니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이미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한 가자 주민들의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신규 NGO 등록법이 "현재 형태로는 시행될 수 없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가자지구는 2년이 넘는 전쟁과 최근 겨울 폭풍으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조치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가자 주민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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