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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 위기 속 반정부 시위 전국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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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1. 01. 16:51

중산층까지 흔든 경제 위기, 신정 체제 전반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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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AP 연합
이란에서 최근 경제 악화로 촉발된 시위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정부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현지시간)부터 수도 테헤란의 상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는 학생과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과거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켜 오늘의 이란을 만든 세력 중 하나인 상인 집단이 이슬람 보수 정권에 등을 돌렸다는 점, 과거 시위와는 달리 신정(神政)체제 전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주 테헤란의 상점 주인들이 급격한 리알화 가치 하락과 경제난을 이유로 상점을 폐쇄한 것이 계기가 됐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상인들이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는 모두 함께다"라며 다른 상인들의 동참을 격려했다.

이란 리알화는 최근 미국 달러 대비 약 140만 리알 수준까지 폭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알화 가치는 2024년 12월만 하더라도 달러당 80만 리알대를 유지했다.

시위는 시작 이틀 만에 테헤란을 넘어 이스파한, 시라즈, 예즈드, 케르만샤흐 등 여러 대도시로 확산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이 목격됐으며, 이란 전통 군주 체제를 찬양하는 구호도 확인됐다.

이번 시위에 이란 정부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한편, 보안 당국을 통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민의 생계 문제가 나의 일상적인 관심사"라며 "통화 및 은행 개혁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으로 이란을 통치하고 있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번 시위는 2022년 9월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반정부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당시 히잡 착용 문제로 촉발된 시위는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가 과거의 경제적 불만과는 달리 중산층과 자영업자까지 포함된 광범위한 계층의 분노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가 단순히 경제 문제에만 머물러 대응한다면 시위를 누그러뜨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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