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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크리켓 위원회(BCB)는 긴급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현재 상황에서 방글라데시 대표팀은 토너먼트를 위해 인도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태의 직접적 도화선은 방글라데시의 간판 패스트 볼러(투수) 무스타피주르 라흐만의 방출이다. 인도 프리미어리그(IPL) 팀인 콜카타 나이트 라이더스(KKR)는 지난 3일 무스타피주르를 방출했다고 발표했다. 무스타피주르는 지난달 구단 간 치열한 영입 경쟁 끝에 9200만 루피(약 14억 7752만 원)의 몸값을 기록하며 방글라데시 선수 역사상 최고액을 썼다.
문제는 방출 이유다. 데바지트 사이키아 인도 크리켓 위원회(BCCI) 서기는 "최근 진행 중인 상황들로 인해 KKR 구단에 무스타피주르를 방출하도록 지시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방글라데시 측은 "계약을 맺은 선수조차 인도에서 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방글라데시 대표팀 전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BCB는 국제크리켓평의회(ICC)에 방글라데시의 모든 경기를 인도 밖, 구체적으로는 스리랑카로 재배정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아시프 나즈룰 스포츠부 고문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인도 크리켓 위원회의 극단적인 종파적 정책에 따른 조치"라고 맹비난했다.
나즈룰 고문은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방글라데시 크리켓과 국가에 대한 모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예의 시대는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 나아가 방글라데시 국영 방송국에 IPL 토너먼트 중계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터져나왔다. 지난달 방글라데시에서는 힌두교도 공장 노동자인 디푸 찬드라 다스가 이슬람 예언자를 모독했다는 혐의로 군중에게 구타당하고 불태워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12명이 체포됐으나, 인도 외무부는 "소수 민족에 대한 끊임없는 적대감"이라며 비판했다.
이후 인도 뉴델리의 방글라데시 고등판무관실 인근에서는 힌두교 단체 활동가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며 긴장이 고조됐다.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축출되어 인도로 도피한 이후 이미 경색됐던 양국 관계는 이번 사건들로 다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당초 다음 달 7일부터 콜카타에서 서인도제도, 잉글랜드, 이탈리아와 경기를 치르고, 뭄바이에서 네팔과 맞붙을 예정이었다. BCB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에 이어 인도 원정을 거부하고 제3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두 번째 국가가 된다. 파키스탄은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해 인도 원정 대신 스리랑카에서 경기를 치르는 합의를 한 바 있다. BCB는 무스타피주르의 방출 건에 대해서도 BCCI에 공식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