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만다린은 이미 제주도 감귤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평균 당도는 제주 감귤을 앞서고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진다. 몇가지 간단한 숫치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제주감귤연합회가 2025년 12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만다린은 연간 수입량이 2017년만 해도 0.1톤으로 미미했으나 2025년 8월 기준 7619톤으로 급증했다. 연간 수입액도 마찬가지다. 2021년 170만 달러에서 2025년 8월 기준 2010만 달러로 급증했다. 수입 단가는 2024년 kg당 2.96달러에서 2025년 2.64달러로 하락했다.
미국 현지 분위기를 살펴보면 시장개방 압력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 같다. 미국내 만다린 생산 면적은 물론 생산량, 생산액이 모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중 생산이 가능하고 5주면 한국 시장에 선보여 경쟁력도 높다.
2개월에 걸쳐 관계자 면담 및 자료 수집을 해 온 지역농협네트워크 서울경기제주협동조합 길청순 이사장은 걱정이 많았다. 길 이사장은 "만다린은 온라인 유통의 경우 이커머스에서 30% 할인 등 공격적 할인이 이뤄지며, 시장에서는 가성비 프리미엄 과일로 평가되고 있다"며 " 만다린은 '썬키스트', '할로스' 등 유명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어 소비자에게 파급력이 막대하다"고 걱정했다.
그럼 만다린과 제주감귤의 맛은 어떨까.
미국산 만다린은 평균 당도 13~16Brix로, 제주 노지 감귤 평균(11Brix 전후)을 웃돈다. 특히 탱고(Tango), W.머콧(W. Murcott) 등 주력 품종은 고당도에 외관이 균일하고 부패율이 낮아 수입 유통에 유리하다. 이에 대해 고일학 남원농협조합장은 "만다린은 다만 제주 감귤처럼 새콤달콤한 맛과 달리 새콤한 맛이 덜하며, 밋밋한 맛이 제주 감귤과 다른점"이라고 했다.
시장 인식의 차이도 뚜렷하다. 미국산 만다린은 썬키스트·할로스·큐티스 등 브랜드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반면, 제주 감귤은 여전히 노지·하우스·만감류 등 품종 중심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미국산은 '가성비 프리미엄 과일'로 자리 잡은 반면, 제주 감귤은 차별화 메시지가 분산되는 상황이다.
걱정거리는 더 있다. 2026년 한미 FTA에 따른 완전 무관세가 시행되면 가격 인하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수입업체는 무관세 이후 수입 물량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노지 감귤 출하 시기보다 가격이 다소 높지만, 이미 1~2월 월동 감귤과 5월 하우스 감귤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무관세 이후에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만다린 생산 기반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재배 면적은 2015년 6만3000에이커에서 2024년 7만4000에이커로 늘었고, 생산량은 86만3천 톤에서 111만 톤으로 증가했다.
탱고(31.8%), 클레멘타인(25.0%), W.머콧(16.5%)이 전체 면적의 73% 이상을 차지하며, 골드너겟 품종 확대를 통해 연중 생산 체계도 구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만다린의 수출 물량과 시기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제주 감귤 산업은 △당도 중심의 품질 경쟁 심화 △무관세 이후 가격 하락 압박 △브랜드·유통 구조 열세라는 삼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수입산 거부감 감소, 국산 농산물 충성도 약화,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수입과일 선호 확산도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귀포에서 만감류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수입업체가 말하는 '보완재 시기' 인식에 정부와 지자체가 분명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는 제주 감귤의 대응 전략으로 4P(Product·Price·Place·Promotion)를 제시했다.제품 측면에서는 고당도 기준 상향과 품질 균일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격 측면에서는 가성비형 프리미엄과 초프리미엄 이원화 전략 검토가 제안됐다.
유통 측면에서는 공동 저장·후숙 시설 구축과 출하 시기 조절을 통한 시장 공백 최소화가 핵심 과제로 꼽혔다. 홍보 측면에서는 제주 감귤의 통합 브랜드 전략 재편과 이커머스 중심의 젊은 소비자 공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