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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美 ‘안보동맹’…3월 주총 ‘2%p’ 박빙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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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1. 07. 20:28

신주취득으로 지분격차 1.9%p 박빙… 英 항소법원 "증거수집 중단" 기각
'공급망 안보' vs '경영진 배임' 명분 싸움 격화… 3월 주총서 표심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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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고려아연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의 전략 자금을 끌어들이며 글로벌 공급망 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크루서블JV의 지분 취득으로 영풍·MBK 연합과의 지분 격차를 2%p 내외로 좁히면서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는 고려아연의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명분과 영풍-MBK연합의 자본시장 투명성 논리가 정면충돌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이번 증자로 영풍 측의 지분 우위는 사실상 무너졌다. 신주 발행으로 영풍 측 우호지분은 42.3%로 희석된 반면 최윤범 회장 측은 40.4%대까지 몸집을 불렸다. 10%p 이상 벌어졌던 격차가 1.9%p 차이의 초박빙 구간으로 접어든 것이다. 전날 크루서블JV는 고려아연 지분 10.59%(220만9716주)를 공식 취득했다.

이번 공시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자금 출처다. 취득 자금 약 2조5000억원 중 1조8000억원가량이 미국 국방부 산하 전략자본국(OSC)의 25년 만기 장기 대출로 조달됐다. OSC는 미국 국방부가 공급망 안보를 위해 핵심 기술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25년이라는 대출 기간은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고려아연을 장기 전략 동맹으로 유지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이 안보 명분을 앞세운 반면, 영풍은 법리 공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날 영풍은 미 항소법원이 고려아연 페달포인트 측의 이그니오 투자 의혹 관련 증거수집 중단 요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설립 초기 자본잠식 상태였던 이그니오를 5800억 원에 고가 인수한 배경을 규명하려는 영풍의 시도에 미 사법부가 다시 한번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 신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AI와 전력망의 핵심소재인 '구리' 원료 수급의 핵심 기업인 페달포인트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영풍 측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항소 절차를 차질 없이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분 격차가 사라진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조만간 공개될 영풍-MBK 경영협력계약서로 쏠리고 있다.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공개될 계약서에 MBK에 유리한 콜옵션이나 고배당 약속 등이 담겼을지가 관건이다. 만약 계약서 내용이 불투명하거나 사모펀드의 '체리피킹' 의혹을 뒷받침할 경우 영풍 연합이 내세운 '지배구조 개선' 명분은 타격을 입게 된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계약에 '독소 조항'이 담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영풍은 이에 맞서 고려아연 유상증자의 '절차적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최종 승부는 약 7~8%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달렸다. 특히 현재 이사 15명 중 11명이 최 회장 측인 가운데 3월 주총서 임기 만료되는 이사 6명의 재선임 여부가 최대 격전지다. 업계 관계자는 "주총안건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속단할 수는 없지만 미국 국방부 자금이 투입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측에 반대표를 던지기는 부담일 것"이라면서 "영풍-MBK 계약서의 투명성 여부, 이그니오 투자 의혹 등이 표심을 가를 최종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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