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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꽉 막힌 기업은행장 인선에 인사도 사업도 올스톱…중기지원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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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6. 01. 20. 18:09

조은국 사진
3년간 기업은행의 사령탑을 맡아온 김성태 전 행장은 지난 2일 은행을 떠났다. 이 자리를 김형일 전무가 임시로 맡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인사도 올해 주요 사업도 대부분 멈춰서 있다.

작년 말 김 전 행장이 올해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수립하긴 했지만, 김 전무가 이를 이어받아 집행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달 14일 임기가 만료된 오은선 부행장의 경우 관례대로 임기가 1년 연임된 점이다. 과거 은행장 인선이 늦어질 경우 주요 임원 인사마저 이뤄지지 않아 능력 있는 부행장들도 짐을 쌌던 전례가 있었다고 한다.

오는 3월 김 전무를 포함해 유일광 부행장, 이근경·전현배 사외이사의 임기가 종료된다. 부행장 등 집행간부와 사외이사 추천은 은행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사회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만큼, 은행장 인사가 늦어지게 될수록 인사 프로세스도 덩달아 지연될 수 있다.

올해는 기업은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해다. 2년차를 맞는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 대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구체화했다. 기업은행도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춰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 금융에 300조원 이상을 지원한다는 '30-300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부문에 250조원 할당해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담은 업무계획을 발표한 이는 김형일 전무였다. 그는 "전행의 역량을 집중하고, 계획한 과제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을 당장 실행할 인사와 조직개편마저 멈춰 있다. 은행장의 경영판단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인 만큼 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기업은행장 인사가 우선 순위에서 밀려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잇따라 해외 순방에 나서는 등 외교 현안과 정치적 이슈가 많았고, 시급한 공공기관장 인사가 많았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은행장 인사에 대한 언급이나 하마평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사 지연이 계속되면서 기업은행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역할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자금 집행의 최종 결정권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정책금융 기능이 약화되면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목표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이달 중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장 인사 필요성을 높인다. 노조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거론됐던 총액인건비 문제 등으로 총파업을 의결한 상태다. 노조의 교섭 파트너인 은행장이 없어 대화마저도 단절됐다.

대형 시중은행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에 호응해 수십조원의 투자 및 지원방안을 내놓고 연초부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작 생산적 금융과 중소기업 지원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기업은행이 은행장 공석으로 제때 의사결정을 못한다는 것은 우리 경제에도 큰 악재다. 기업은행이 이제라도 정책금융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금융당국은 긴급하게 인사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한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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