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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삐삐 속 ‘827’ 기억하시나요… 한국인과 함께한 KT의 모든 시간 ‘온마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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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6. 01. 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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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빌딩에 꾸려진 'KT 온마루' 전시관에 1990년대 PC 통신 시절을 구현해 놓은 공간.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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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유선전화기가 비치됐던 시절 필수품이었던 전화번호부가 전시돼 있다. /안소연 기자
827은 '파이팅', 175는 '일찍 와', 010은 '응'.

이런 암호를 많이 알 수록 '인싸'였던 시절이 빠르게 지나 역사가 됐다. '삐삐 세대'에 통용되는 숫자 메시지는 젠지 세대들에게는 또 다른 새로움이다. KT가 서울 광화문 빌딩에 마련한 '온마루'는 우리나라 통신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구현해 놓은 작은 박물관 같았다. 전보를 사용하던 시절부터 공중전화와 삐삐, 슬라이드폰을 넘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현재까지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콘텐츠들이 매우 꼼꼼하게 구성돼 있어 인스타그램 '핫플'(인기 방문지) 조짐도 보였다.

21일 찾은 서울 광화문의 KT 온마루는 평일 낮이었지만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관람객들도 다수였다.

이곳에서는 예전에 집집마다 필수로 비치됐던 전화번호부와 각 번호마다 손가락을 넣어 전화를 거는 다이얼 전화기, 빨간색 공중전화 등이 시간 순서대로 꾸며져 있었다.

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이게 과연 신기한가' '구경까지 올 만한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익숙한 제품이자 풍경이지만 어린 관람객들은 공중전화 카드 앞에서, 다이얼 수화기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설명을 맡은 KT 직원은 "구경 온 관람객 중 젊은 사람들은 수화기를 드는 것 조차 매우 신기해 하더라"라면서 통신기기의 변천사가 매우 빠르고 다양했음을 시사했다. 휴대폰 역시 10여 년 전에 보던 2G폰을 넘어 벽돌보다도 큰 차량용 무선전화기, 일명 카폰도 전시돼 있다. 1980년에 나온 제품이다.

인터넷의 변천사를 구현해 놓은 곳도 흥미롭다. 하이텔로 대표됐던 PC통신의 뚱뚱한 컴퓨터가 책상을 가득 채우던 방 한 칸에 들어가자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현재 웹소설의 시초이자 신화가 된 '퇴마록'은 PC통신 하이텔에서 올라온 작품이다. 지금은 5G 세대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넘어 기기와 사람, 기기와 기기 간의 연결이 가능해진 시대다. KT는 이를 콜라주 아트와 입체 영상으로 구현했다.

전시관 내에는 통신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도 전시돼 있다. 윤새롬 작가의 '무제(Untitled)'는 최초의 전화기가 설치됐던 덕수궁을 모티브로 해 반투명한 아크릴과 서서히 번지는 갈색빛으로 고궁의 따뜻함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송예환 작가의 '영원한 순간들'은 규모 면에서 눈에 띄는 설치 예술품으로, 통신이 만들어낸 교류와 공감의 순간들을 입체적으로 만들어냈다.

온마루는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시 무료 개방한다. 사전 예약하면 국·영문 도슨트 투어도 가능하다. 약 30분간의 도슨트 투어 후 전화카드를 직접 만들어보고 드로잉 체험 등을 하다 보면 1시간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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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넣어 다이얼을 돌리는 방식의 전화기. 젠지 세대들은 수화기를 드는 체험 조차 새롭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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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스마트폰으로 통용되는 휴대폰의 변천사.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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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환 작가의 '영원한 순간들' 작품. /안소연 기자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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