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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은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22일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박석일 전 수사3부장검사 등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위증 등 혐의를 받는 송창진 전 부장검사에 대한 공판준비기일도 함께 진행됐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향후 절차를 정리하는 단계로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오 처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 이종호 전 블랙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의 허위 진술을 한 혐의를 받는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당시 송 전 부장검사가 공수처 차장직을 대행하며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위치에 있었던 만큼 이 전 대표가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점을 모를 리 없다고 보고 송 전 부장검사를 위증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오 처장 등은 같은 해 8월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11개월간 대검찰청에 이첩·통보하지 않고 수사를 지연시켰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소속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관련 자료와 함께 이를 대검찰청에 통보해야 한다.
이날 오 처장을 비롯한 공수처 전·현직 간부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 처장 측은 "의식적으로 수사를 포기하거나 방치한 적이 없고, 부장검사 공백과 내부 절차, 특검법 시행 등으로 지연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며 "현저한 오해로 공소(제기)가 이뤄져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부장검사 측도 "지휘부와 공모한 사실이 없고, 대검에 사건을 통보·이첩하지 않은 이유는 범죄 혐의가 명백히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 같은 내부 깜깜이 수사를 방지하기 위해선 공수처 권한에 상응하는 강력한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유일한 상설 수사기관이 된다. 그러나 현재 공수처의 감사·감찰 기구는 인권감찰관 1명이 전부다. 그마저도 조직 내부에 속해 있어 공수처장 등 상급자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부 봐주기 수사나 부정부패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기엔 인력과 권한이 모두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독립기구로 대검 감찰본부를, 경찰은 청장 직속 감사관을 둬 내부 감사를 하고 있다.
공수처가 권한의 집중과 약한 견제라는 구조적 모순으로 안으로는 부패를 막지 못하면서, 외부에는 강력한 칼을 휘두르는 '내로남불'식 수사기관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원이 사실관계를 따지게 될테지만 공수처가 수사 지연 의혹을 받는 사실 자체만으로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구성원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 행태는 외부인사가 개입하는 감찰기구가 없는 한 다른 형태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