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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기업, ‘파라미터 다이어트’로 수익성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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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1. 23. 16:27

파라미터 규모 경쟁서 수익 창출로 전환
네이버·LG, 대표모델 경량화로 운영비 절감
SKT·카카오뱅크 'AI 에이전트'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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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닷 오토'가 미세먼지 지수가 나쁜 상황에서 창문을 닫자고 제안하는 모습./SKT
GPU 비용 부담으로 확장에 제약을 받아온 국내 AI 기업들이 '파라미터 경량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LLM(거대언어모델) 개발 트렌드가 규모 경쟁에서 경량화 모델(sLLM)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적은 비용으로 높은 성능 구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LG는 모델 크기를 대폭 줄여 운영비를 절감했고, SK텔레콤과 카카오뱅크는 경량모델로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AI 활용이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수익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수익형 AI 서비스 상용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라미터 경량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다. 파라미터는 AI가 학습을 통해 터득한 '정보의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뇌에서 뉴런과 시냅스가 연결돼 정보를 처리하듯 AI 모델도 수많은 파라미터가 서로 연결돼 문제를 풀어낸다. 그동안의 국내 기업의 초기 모델들은 파라미터 규모로 경쟁을 해왔는데, 파라미터가 늘어날수록 이를 구동하는 GPU 투자비와 전력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서비스 확장의 제약으로 작용해 왔다. 이에 최근 국내 기업들은 동일한 성능을 더 적은 연산으로 구현하는 방향으로 기술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 THINK'는 파라미터 수를 기존 대비 40%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추론 과정의 연산 구조를 재설계했다. 네이버 측은 이를 통해 운영 비용을 50% 이상 개선했다고 밝혔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3.0' 역시 경량화를 통해 이전 모델 대비 추론 처리 시간을 56% 단축했고 구동 비용은 72% 절감했다. 초기 거대 모델과 비교하면 성능은 오히려 높이면서 모델 크기는 100분의 3 수준으로 축소했다. 유지비 부담을 낮출뿐만 아니라실시간 응답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도 고객 접점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이처럼 경량화로 운영 부담이 완화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르노코리아의 신차 '필랑트'에 차량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오토'를 탑재하며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에이닷 오토는 음성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운전자의 일정과 연동해 목적지 인근 맛집 예약까지 처리하는 등 실제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는 '금융 에이전트'를 통해 상용화 경쟁에 합류했다. 카카오뱅크의 AI 에이전트는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대출 상품을 추천할 뿐만 아니라 서류 검토와 송금 대행까지 처리해준다. AI가 상담 보조 역할을 넘어 실제 금융 거래를 대행하면서 수수료와 예대마진 등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파라미터 규모가 크다는 것은 처리 용량이 크다는 의미지만 구동을 위해 수조 원대 인프라 투자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무작정 덩치를 키우기보다 특정 업무에 맞춰 파라미터를 정교하게 줄이는 능력이 중요하다"이라고 말했다. 모델 경량화로 확보한 자본을 서비스 고도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누가 먼저 안착시키느냐에 따라 국내 AI 기업들의 생존 지형도 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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