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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지는 국내 수산업…“현대화 위한 기금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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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6. 01. 27. 18:00

김도훈 부경대 교수 "젊은 사람 진입 못 하는 구조"
안전·효율성 높인 첨단 어선·어항 위주 재구조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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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어선./게티이미지뱅크
"노르웨이의 경우 3000톤급 어선을 단 6~7명이 운영하며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어획하고, 수산물의 신선도도 유지합니다. 작업자들의 휴식공간이나 안전에 대한 부분도 고려돼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300톤급 노후화된 열악한 배에 70명이 매달려 조업하는 실정입니다." 청년층의 수산업 진입을 막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는 게 김도훈 부경대 교수의 설명이다.

27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매년 어선 감척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어업생산성은 감소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수산 선진국들이 AI와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자원을 관리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여전히 30년 넘은 일본 중고선을 수리해 쓰며 낮은 국제 경쟁력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인건비도 훨씬 높고 비행기 타고 오는 노르웨이 수산물보다도 국내산 수산물이 더 비싼 실정이다. 낮은 어업생산성은 국민 체감물가 인상으로도 곧바로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배는 배대로 낡았고 시설도 안좋으니 젊은 사람들이 더이상 진입을 하지 않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깜깜이' 어획량…불법어업·유통 막기엔 공백 '곳곳'
우리나라는 이른바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를 통해 자원량을 고려해 잡을 수 있는 어종별 어획량을 산정, 지역별로 할당한다. 한꺼번에 어린 물고기나 과도한 남획 등이 이뤄지면 수산자원 고갈이 빨라져 장기적인 어업 생산량이 감소할 우려 때문이다. TAC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어선당 정확한 어획량 파악이 필수적이지만, 현장 관리 체계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다.

해수부에 따르면 전국 TAC 지정판매 장소 132개소에서 수산자원조사원 125명이 수작업으로 위판량을 파악해 어획량을 조사하고 있다. 숫자로만 봐도 위판장 한 곳당 조사원 한 명도 배치되지 못한 실정이다. 어업관리단 인력도 중국어선과 국내 어선의 불법어업 및 산지직송 증가에 따른 새로운 불법유통 형태 등에 대응하기는 태부족이다.

수산 선진국들이 TAC 제도와 같은 수산자원관리 '소프트웨어'를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피쉬펌프와 어획물의 수량과 무게 등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계측기 등 첨단 어획 장비를 갖춘 어선과 어항 등의 '하드웨어'를 함께 갖춘 덕분이다. 노르웨이는 배에서 그물을 끌어올릴때 그 자리에서 무슨 어종인지 크기가 얼만지 바로 책정돼 즉시 온라인 경매를 통해 도매가 이뤄져 집적화된 가공공장 등으로 향하는 반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어선은 이런 장비들을 갖추지 못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노르웨이의 3000톤급 배를 구입할 수 있는 어업인이 우리나라에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어선 건조와 기술개발에 기업들이 무관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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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게티이미지뱅크
◇"찔끔 감척으론 효과 못 봐"…재건 수준 재구조화해야
획기적인 어업생산성 제고를 위해선 단기간 내 어선 감척과 남은 어선의 현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지만 예산은 한정적인 상황이다. 어선 감척이 재빠르게 이뤄지려면 폐업에 따른 생활비 지원과 기존 종사자들의 관광산업 및 해양바이오 등 어촌 분야의 일자리 전환도 필수적이다. 앞서 2020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발행한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혁신 방안'보고서에는 근해어업은 최소 18%에서 최대 41%, 연안어업은 약 26%의 추가 감척이 필요한 가운데 10조원이 필요하다고 제시됐다. 당시 이를 집필하기도 했던 김 교수는 어촌 재구조화를 구현할 거점 지역으로 '부산'을 꼽았다. 김 교수는 "제일 좋은 데는 역시 부산"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어업도시 기능을 다 가진 부산은 냉동창고, 가공공장, KTX, 김해공항 등 인프라를 다 갖췄다"고 언급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선 제주도, 전남 목포 등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 교수는 "정부가 지난 2016년 해운업 재건에 12조원의 기금을 마련한 적이 있듯, 수산업 재건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며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을 통과시켜 양륙항 어획증명제도를 도입해 불법어업을 근절하고, 남은 어선을 현대화하는 데 예산을 대거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방어와 참다랑어 등이 많이 나는데 이는 고가의 품종들"이라며 "TAC를 통해 고부가품종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다금바리류 등 기후변화에 강력한 종들을 (스마트)양식화해야 국내 수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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