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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의복 형태를 가득 채운 폴카 도트와 그물망 패턴은 작가 특유의 자기 소멸 철학을 상징한다. 옷이라는 구체적인 형상 위에 촘촘히 새겨진 물방울무늬는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마주해온 환각의 고통을 예술적 질서로 치환한 결과물이다.
구사마에게 점(Dot)은 단순한 문양을 넘어선 치유의 도구이자 자신을 우주와 연결하는 통로다. 반복되는 패턴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잠식당하는 자기 소멸의 과정을 보여주며, 이는 오히려 고통에서 벗어나 우주적 일체감을 찾는 여정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빈틈없이 증식하는 패턴을 통해 보는 이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1980년대 초반, 작가가 정신적 고통을 독창적인 시각 언어로 구축하며 예술적 정체성을 공고히 하던 시기의 치열함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경계를 허물고 무한히 확장되는 도트들은 관람객을 쿠사마만의 독창적인 심리적 풍경 속으로 강렬하게 끌어들인다. 이는 단순한 옷의 형상을 넘어, 강박을 예술로 극복하고자 했던 거장의 치열한 삶과 철학을 응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케이옥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