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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외발 엔진’…차세대 주력산업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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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30. 00:00

/로이터연합
내수 침체 속에서도 국내 증시가 '폭발'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호황에 올라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일등공신이다. 연간 및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매출액 97조원, 영업이익 47조원을 각각 넘어섰다. 모두 역대 최대치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률은 대만 TSMC의 분기 영업이익률을 추월해 성장성뿐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삼성전자도 매출 333조원, 영업이익은 43조원을 넘어 전년보다 각각 11%, 3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부문만 매출 44조원, 영업이익 16조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주도했다.

반도체 투톱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29일 5200도 넘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져 올해 두 업체의 영업이익을 합하면 2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메모리 품귀 현상 심화와 HBM 시장 주도권 강화로 양사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반도체 '외발 엔진'에 의지해 지탱하는 듯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수출은 7000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4분기는 역성장(-0.3%)했고 연간 성장률도 1%에 그쳤다. 게다가 국내총생산(GDP)이 1% 늘어나는 데 반도체 중심의 IT 제조업 부문의 기여도는 0.6%포인트에 달했다. 반도체를 빼면 성장률은 0.4%에 그친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슈퍼호황이 최소한 올해까지는 갈 것이라고 본다. 주가가 업황을 6개월 정도 선반영한다고 보면 올 6월까지는 반도체가 이끄는 증시 활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일정 부분 경기 하락을 막는 지지대 역할을 할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기대를 모았던 자동차산업의 경우 트럼프 관세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 데다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기술의 급변으로 그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철강·석유화학·배터리산업은 중국이 주도하는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로 휘청거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의약·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는 뚜렷한 후속 움직임이 없다. 주력산업 육성의 관건은 정부의 정책 의지다. 국책연구원인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초강대국 미국·중국이 다양하고 광범한 정책 수단으로 자국에 유리한 산업육성에 힘쓰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낙후 산업에 대한 적극적 산업 재편과 산업정책 활성화를 정부에 주문했다. 범부처 차원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민간의 자율에 맡기는 게 최상이라고 할 게 아니다. 자국 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관세를 필두로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미국의 절반이라도 우리 정부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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