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삼성이 돌아왔다”… 57기 주주총회, 달라진 분위기 속 자신감 넘쳤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18010005509

글자크기

닫기

수원 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3. 18. 16:34

제57기 정기 주주총회(3)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7기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렸다. /삼성전자
"차 팔고 삼성전자 주식 샀습니다. 오늘도 주가 20만원을 넘었네요."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 한 주주가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운을 떼자 장내가 웃음바다가 됐다. 전영현 부회장도 "축하드립니다, 20만원 넘었다고요?"라며 유쾌하게 받아쳤다. 지난해 반도체 부진과 HBM 경쟁력 논란으로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주주들은 기대감을, 임원진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액주주만 419만명이 넘는 삼성전자 주주총회 답게 행사장도 붐볐다.한편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HBM4E 실물과 웨이퍼가 전시돼 주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관람객들은 삼성전자가 선보인 AI 반도체 기술을 비롯해 스마트폰·TV·가전 전반에 적용되는 AI 기반 고객 경험,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B&W)와 JBL 제품 등을 둘러보며 관심을 보였다.

주주 질의응답은 반도체 업황 전망과 사업 전략에 집중됐다. 한 주주가 "AI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전 부회장은 "에이전틱 AI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메모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도 세심하게 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함께 밝혔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공급 계약 구조의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연 단위나 분기 단위 계약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다년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장기 계약이 이뤄지면 고객 수요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어 투자 규모를 보다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시장이 오버서플라이와 언더서플라이를 반복했지만 이러한 계약 구조가 정착되면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경쟁력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TSMC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주주 질문에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최근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삼성전자를 메모리 회사로 보는 시각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시스템 반도체 역량까지 함께 평가받는 분위기"라며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결합한 시너지가 점차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추진 중인 첨단 공정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차세대 공정 양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대형 고객 확보와 수율 개선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운드리 사업은 긴 호흡이 필요한 만큼 실적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1~2년 정도 더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사업과 관련해서는 HBM 경쟁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났다. 전 부회장은 전날 열린 엔비디아 GTC 행사에서 삼성전자 기술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언급하며 "고객들이 제품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제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차세대 제품까지 지속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DX부문 전략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은 "AI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모바일·TV·가전 등 전 제품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AI 전환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올해 TV 시장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등을 계기로 수요 반등이 예상된다"며 "마이크로 RGB, 네오 QLED, OLED 등 프리미엄 제품뿐 아니라 엔트리 라인업까지 기술 경쟁력을 확대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가전 사업과 관련해서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겨냥한 공조 사업 확대 계획도 언급됐다. 김철기 생활가전(DA)사업부 부사장은 "중앙 공조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글로벌 종합 공조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는 전 부회장을 비롯해 DS·DX 각 사업부장 등 경영진 11명이 참석해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주주 질의에 답했다. 주주들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시장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경영진 발언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지선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