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명칭 변경 필요성 확인했지만 '북향민' 대체 권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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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대체용어로 '북향민'이 선정됐음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의사결정 근거에 대해 "관련 설문조사 결과가 굉장히 왜곡된 형태로 나와 전문가 의견 수렴, 용역 연구 등의 방식으로 조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가 언급한 용역 연구와 전문가 의견은 북한이탈주민학회가 지난해 11월 7일 통일부에 제출한 '북한이탈주민의 정체성 재조명 연구용역' 보고서에 담겨있다. 해당 보고서는 "현 명칭변경 필요성을 확인했다"면서도 용어 변경 시 적용해야 할 대원칙과 전제로 '당사자 선호도와 주도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향후 명칭 논의는 당사자의 의사와 사회적 수용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며 "당사자, 전문가, 시민사회,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포괄적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 결과로 제안되는 명칭은 단순한 행정적 표현을 넘어 탈북민 정체성과 진정한 사회통합의 언어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용역보고서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종합한 결과에서는 대체용어를 '북향민'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명확한 의견은 모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는 기존 용어와 대체후보군들에 대한 장단점 분석 내용도 담겼다.
법률용어인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는 '제도적 정합성과 공식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지만 대중적 친숙도와 당사자 수용도는 낮다고 평가했다. '탈북민'에 대해서는 "가장 널리 사용되며 공동체 내부 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부정적 이미지 동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향민'에 대해서는 "일부 당사자가 사용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자발적 명명 시도로 의미가 있으나 사회적 신뢰·제도적 기반 부족으로 확산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탈북민들의 대체용어 선호도는 하나민과 북향민, 북이주민 순으로 꼽았다.
이번 용역의 자문을 맡은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탈주민학회는 법률전문가, 언어전문가, 민간단체전문가 등 사실상 3명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았는데, 법률전문가만이 '북향민' 선정에 명확한 동의 의사를 밝혔다. 언어전문가는 당사자의 선호도를 전제로 단계적 접근을, 민간단체 전문가는 용어 변경 자체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 전문가는 "최근 탈북민 내부 인식 차이에 주목한다"며 "다수는 변경 자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이 탈북민임을 드러내고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일부 인사들이 명칭 변경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탈주민학회가 지난해 12월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정부의 '북향민' 대체 추진에 대한 탈북민 패널의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장은 이 자리에서 "탈북민 용어는 이미 한 세대가 지나는 기간 사용한 용어로 이미 깊게 자리잡고 있다"며 "3명의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들도 한 번도 탈북자 용어를 변경하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명칭을 두둔하는 탈북민 사회의 일부 소수들 때문에 요즘 탈북민 사회가 나뉘어 삿대질하며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조경일 피아스고라 대표는 지난해 12월 통일부가 산하기관으로부터 받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북향민이라는 호칭은 2012년즈음부터 당사자들이 직접 제안하고 써왔던 호칭"이라며 "많은 당사자들의 요구에 따라 정부에서 공식 대체용어로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실향민', '호남향우회', '영남향우회' 등 한국 사회 내 출향민 개념과 동일 선상에 위치함으로써 평범한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문화적 기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