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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철도공단 발주 사업에 ‘원청-하청 간 분쟁’…30여개 업체 ‘새우등’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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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현 기자

승인 : 2026. 02. 08. 09:47

풍림산업·금성백조 컨소시엄 "노무비 지급했다" vs 하청업체 "정산 안 됐다" 소송
소규모 납품업체들 “왜 원청-하청 싸움에 우리가 피해 봐야 하나”…3개월째 무일푼
철도공단 납품업체 관계자들
납품업체 대표들이 철도공단을 찾아 관련부서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다./최정현 기자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사업현장에서 사업을 주도하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공사비 정산을 둘러싼 소송전이 발생하며 하청업체에 물품을 납품해온 30여개에 달하는 충청지역 소규모 업체들이 수개월째 대금을 정산받지 못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발주처인 철도공단이 중재에 나섰으나,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주장과 대립이 팽팽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물품 납품을 위해 주위의 돈을 끌어모아 적극 나섰던 선량한 소규모 납품업체들만 '새우등' 터지는 고통을 받으며 수천만 원씩의 빚더미에 앉았다.

8일 철도공단과 건설업체, 납품업체 등에 따르면, 분쟁이 발생한 공사는 '대전차량기술단 인입철도 이설 노반신설 기타공사'로, 대전 인입선과 국도 1호선의 평면교차에 따른 사고 위험 및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인입선 연장(총 2.555㎞)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공사는 풍림산업과 금성백조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해왔으며, 풍림산업이 지분 60%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으며, 도해건설이 하청업체로서 공사를 맡았다.

문제는 풍림과 도해 간 공사대금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발생했다. 도해는 풍림에 공사비 총 14억여 원에 대한 지급 요구서를 제출했으나, 풍림 측은 도해에 지급해야 할 공사비는 이미 지급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급기야 도해가 계약서상 문제를 삼아 풍림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풍림은 소송이 끝나기 전에는 도해에 물품을 납품한 업체들에 대해 납품대금을 직접 지급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풍림 관계자는 "도해가 제출한 정산서를 확인한 결과, 풍림이 지급할 금액은 1억 4000여만원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결론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비가 덜 지급된 것을 확인, 4000여만원을 더 얹어서 모두 1억 8000여만원을 지급하며 풍림이 지급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납품업체 대표들은 이 같은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싸움으로 인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5개월 동안 한 푼도 받지 못해 업체 운영은 물론, 가정생활도 순탄하지 못한 상황에 놓이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이 더욱 분개하는 것은 풍림이 지난달 30일 철도공단으로부터 18억 원가량의 기성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납품업체들에 돈을 지급하지 않고 소송 핑계만을 대며 도덕적 책임마저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납품업체 관계자는 "보통 원청회사들의 경우, 하청업체가 자금난을 겪어 납품업체들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 하청업체를 대신해 직접 돈을 지급하고 추후에 하청업체와 정산을 진행하는데, 풍림은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하청업체와의 분쟁을 이유로 자기들 공사현장에서 열심히 지원했던 납품업체들의 어려움을 '나몰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납품업체 관계자는 "공사현장에 납품한 물품은 자재와 장비, 노무인력뿐만 아니라, 식사제공도 있는데, 풍림은 모든 납품업체에 대해 정산을 해줄 것처럼 계산서를 제출받아 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싹 닦았다"며 "공사현장에 대한 전체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자기 회사의 이익만 챙기는 얄팍한 기업의 속내를 보이고 있다"고 분개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납품업체들은 발주처인 철도공단을 찾아 문제 해결을 호소했고, 철도공단 측은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감리단 등을 불러 상황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민사소송전이 제기된 상황에서 원청과 하청의 굽히지 않는 주장과 대립만 확인했을 뿐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납품업체 대표 A씨는 "30여개 소규모 납품업체에 딸려 있는 직원과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 어디에도 고통과 억울함을 호소할 수 없어 발주처와 정부기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해결이 될 때까지 납품업체 모두가 노동조합총연맹의 힘을 빌어서라도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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