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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구속돼도 월급은 꼬박”…인천시의회 ‘청렴도 꼴찌’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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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박은영 기자

승인 : 2026. 02. 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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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기자
요즘 인천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심정은 허탈하다 못해 참담할 지경이다. 뇌물을 받은 혐의로 차가운 구치소에 앉아 있던 동료 의원에게 매달 367만원의 월정수당을 꼬박꼬박 챙겨주는 곳,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민권익위원회의 '지급 중단' 권고를 대놓고 무시하는 곳. 바로 인천시의회의 현주소다.

최근 발표된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기록한 '2년 연속 최하위 5등급'은 이러한 오만함에 내려진 당연한 성적표다. 특히 기관의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청렴노력도' 항목에서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꼴찌를 기록했다는 대목은 뼈아프다. 단순히 운이 나빠 점수가 깎인 게 아니라, 부패를 닦아낼 의지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지역 시민단체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하다. 인천시민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 인천시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구속된 의원에게 무죄추정의 원칙을 운운하며 세비를 지급하는 것은 300만 인천 시민의 눈높이를 짓밟는 행위"라고 직격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만약 최종 판결에서 무죄가 나온다면 그때 소급해서 지급하면 될 일"이라며 시의회가 내세우는 논리가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한 궤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인천경실련 등도 "의정활동 소송비용 지원 조례 등 특권 챙기기에는 기민하면서, 정작 청렴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전무하다"며 자정기능 상실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물론 인천시의회에게도 자정 기회는 있었다. 지난해 말 관련 조례안이 상정됐으나, 내부 반발로 무산됐다. 기가 막힌 점은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 이들 중 비리 전력이 있는 의원들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시민단체들이 "비리 의원들이 서로의 방패가 되어주고 있다"고 비판하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사에서 드러난 지방의회 의정활동 만족도 13%.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윤리성과 책임성 강화'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권한은 비대해졌지만, 인천시의회의 도덕적 감수성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구치소 창살 너머로 송금되는 367만원은 단순한 수당이 아니다. 인천 시민들의 땀 묻은 혈세이자,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의 잔해다. 17개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권고를 거부하며 꼴찌를 고수하는 배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인천시의회는 기억해야 한다. 시민단체와 지역사회가 쏟아내는 분노는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시민을 우롱하는 '특권 정치'를 끝내라는 최후통첩이다. 감옥에 간 의원의 지갑을 채워주는 그 '너그러움'이 정작 자신들을 뽑아준 시민들의 가슴에는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
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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