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후일담] 감축의 시간 속 확장…대규모 계약으로 확인된 에쓰오일의 자신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10010003709

글자크기

닫기

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2. 10. 18:18

S-OIL 샤힌프로젝트 건설현장-2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건설 현장./S-OIL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구조 재편을 본격화하며 설비 감축에 나서는 가운데, 에쓰오일은 9조원을 투자한 '샤힌프로젝트' 마무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설비가 완공되면 에틸렌 180만톤, 프로필렌 77만톤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게 됩니다. 완공을 앞두고 대규모 신규 공급계약을 맺어 이목이 집중됩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로 생산될 폴리에틸렌(PE)에 대해 총 5조5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확보하며, 설비 가동 이후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습니다.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계열사를 상대로 한 장기 계약을 통해, 생산 물량 상당 부분의 판로를 가동 이전에 확보한 것입니다.

그동안 에쓰오일의 선택은 업계 안팎에서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석유화학 산업 전반이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9조2580억원을 투입한 대규모 신규 설비 투자가 과연 적절한 판단이냐는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입니다. 신규 설비는 오는 6월 기계적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에쓰오일이 산업 재편 흐름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에쓰오일은 줄곧 '양적 축소'가 아닌 '경쟁력 고도화'가 재편의 본질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습니다. 노후 설비를 유지한 채 생산량만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최신 공정과 통합 설비를 통해 원가 구조와 효율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재편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샤힌 프로젝트는 이러한 전략적 선택이 집약된 투자로 평가돼 왔습니다.

이 같은 판단에 대한 에쓰오일의 자신감이 이번 대규모 공급 계약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변동성이 큰 글로벌 PE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이는 단순한 판매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대규모 설비 투자의 성패를 좌우하는 판로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샤힌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내부 판단과 자신감이 실제 계약으로 확인된 셈이라는 분석입니다. 설비를 먼저 짓고 시장 반응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수요와 경쟁력을 전제로 투자가 진행됐다는 점에서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에쓰오일의 전략이 단기적인 업황 대응이 아니라 재편 이후 산업 구조를 겨냥한 선택이었음이 드러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감축 일변도의 구조조정 국면에서 신규 설비 도입이 오히려 리스크로 비쳐졌던 시각과 달리, 최신 공정 기반의 대형 설비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 이번 수주를 통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샤힌 프로젝트와 이번 대규모 공급 계약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양적 축소를 거쳐 경쟁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어떤 설비가 선택받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됩니다. 오랜 기간 이어진 대규모 투자가 가동 시점에 맞춰 가시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지면서, 에쓰오일의 전략적 판단과 자신감이 결과로 확인됐고, 이는 향후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재편 방식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이지선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