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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선거의 시간, 서울 민선 8기의 성과가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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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02. 11. 06:00

기후동행카드·손목닥터, 서울발 정책 실험의 확장
지역특성 맞춤형 경제정책, 창의적 복지정책
도시브랜드 구축 및 스마트행정 성과
민선 8기, 책임 있는 마무리할 때
박지숙 차장
박지숙 사회부 차장
6·3지방선거가 11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시계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식 선거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행정의 시간은 이미 마무리 단계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민선 8기 역시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다. 다행히 이번 민선 8기는 성과를 말할 재료가 적지 않다.

서울시는 몇몇 정책을 통해 지방정부 정책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기후동행카드는 도입 2년 만에 전국 정책으로 확장되며, 서울의 교통 실험이 국가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지방정부가 단순한 정책 수용자가 아니라 정책 혁신의 실험실(policy laboratory)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손목닥터9988은 정책학적으로 더 주목할 만하다. 치료 중심(curative care)이 아닌 예방 중심의 정책(preventive health policy)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설계하고 시민 참여형으로 구현했다. 건강을 개인 책임이나 사후 관리의 영역에 두지 않고, 일상 속 행동 변화(behavioral change)를 유도하는 공공정책으로 확장했다.

자치구 단위의 변화 역시 정책 실험의 폭을 넓혔다. 관악구의 S밸리와 구로·금천구의 G밸리는 지역의 산업 구조와 인적 자원을 반영한 장소 기반 발전 전략(place-based development strategy)의 사례다. 일률적인 정책이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는 경제 비전을 설정하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했다. 복지 정책에서도 창의성이 두드러졌다. 마포구의 효도밥상과 엄빠랑 놀아요 시리즈, 동작구의 효도콜센터는 복지를 소득 보전(income support)이 아니라, 관계 회복과 존엄의 영역으로 재구성한 상징적 정책이다. 이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지방정부 복지가 나아갈 하나의 방향을 보여준다.

송파구의 루미나리에, 한성백제문화제, 더 스피어 등 도시 문화 브랜드 구축, 서초구의 서리풀 축제, AI 특구 조성도 자치구가 도시 경쟁력의 주체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성동구의 스마트 행정 정책들은 해외에서도 주목받으며, 생활 행정과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거버넌스(smart governance)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자치구가 더 이상 서울시의 하위 행정단위가 아니라, 각자의 전략과 브랜드를 가진 '도시 정부(local government as city-state)'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성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성과들이 다음 지방정부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는 일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새로운 약속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 4년을 책임 있게 매듭짓는 일이다. 민선 8기의 마지막 장면이, 지방자치의 도약을 증명하는 기록으로 남을 수 있을지, 이제 행정의 마무리가 답해야 할 시간이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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