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토요타그룹과 400만대 격차
中, 전기차 등 장기적 체질개선 준비
印·북미 키우고 아태시장 재정비도
|
지역별 전략의 밑바탕에는 판매 구조 전환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약 3% 늘린 751만대로 설정했다. 성장의 무게중심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24.1%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내연기관 중심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물량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의 전환이 '중국·아태' 전략의 실질적인 동력이라는 평가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판매는 726만대로 토요타그룹(1132만대), 폭스바겐그룹(898만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1위 토요타그룹과의 판매 격차는 400만대 이상이다. 단기간에 따라잡기 쉽지 않은 수치지만,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격차가 집중된 시장은 비교적 명확하다.
◇中, 토요타그룹 178만대 vs 현대차그룹 21만대
중국은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그룹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시장이다. 지난해 토요타그룹은 중국에서 178만대를 판매한 반면, 현대차그룹 판매는 21만대 수준에 그쳤다. 격차는 150만대 이상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대 중반까지 중국에서 연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감한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 현지 브랜드 선호, 가격 경쟁력, 유통 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이 판매 격차로 고착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반면 토요타그룹은 중국에서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하이브리드 중심 포트폴리오와 장기적으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중국과 일본의 갈등의 폭이 깊어지는 것도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단기 점유율 반등'보다 '체질 재정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현지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중국 전용 전기차 6종을 선보이며 전동화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가격·상품·유통 채널을 동시에 재설계하는 구조적 전환이 중국 시장 반등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亞太서 70만대 격차… 인도 '확실한 우위'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본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강한 데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어서다. 아태 지역에서 토요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판매 격차는 약 7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아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유통망, 로컬 파트너십을 핵심 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에서는 현지 생산과 조립 비중을 높이고 소형 SUV와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워 판매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 산업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인도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앞서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인도 판매는 85만대로, 토요타그룹(35만대)을 50만대 웃돌았다. 현대차와 기아가 이미 대중 브랜드로 자리 잡은 데다 생산·판매·서비스 전반에서 안정적인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를 글로벌 성장 축으로 삼아 전기차 생산 확대와 공급망 강화를 통해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美·日' 포기할 수 없는 전략 요충지
미국은 생산 기반과 관세, 전동화 대응 측면에서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에 설립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북미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토요타그룹과의 직접 경쟁뿐 아니라 전동화 전환기에 대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일본 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단기적인 판매 확대보다는 브랜드 신뢰가 가장 보수적으로 형성되는 시장에서 장기적인 수요 기반을 다지는 전략에 가깝다. 일본은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일본에서의 성과는 다른 선진 시장에서의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그룹의 격차를 단기간에 한 시장에서 뒤집기보다는, 지역별로 해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400만대 격차는 결국 중국과 인도, 동남아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며 "중국을 독립된 시장으로 보고 조직과 제품, 전략을 철저히 현지화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이미 우위에 있고 동남아는 현지화가 안착되면 토요타와 양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