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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프리 설치부담 여전…정책 실효성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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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2. 13. 14:59

복지부 1차관 현장 점검
50㎡ 미만·소상공인 예외 확대
기기 가격 300~1000만원대…최대 700만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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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가운데)이 13일 장벽없는 무인정보단말기 현장에 방문해 키오스크를 점검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정부가 장애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장벽 없는 키오스크, 이른바 배리어프리 설치·운영 의무를 전면 시행했지만 현장에서는 비용 부담으로 인한 낮은 설치율과 예외 범위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면서 정책 실효성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카페·음식점을 방문해 시각장애인과 휠체어 이용 지체장애인과 함께 키오스크를 직접 사용해보며 음성안내 기능, 점자표기, 화면 확대 및 색상 대비, 휠체어 접근성, 호출벨 작동 여부 등을 점검했다.

이번 점검은 지난달 28일부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가 전면 시행된 이후 현장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보완점을 찾기 위한 조치다.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하는 공공·민간 모든 현장은 원칙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접근성 검증기준을 준수한 기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바닥면적 50㎡ 미만 소규모 근린생활시설, '소상공인기본법'상 소상공인, 테이블오더형 소형제품 설치 현장은 예외 대상이다. 이 경우 일반 키오스크와 호환되는 보조기기 또는 소프트웨어 설치, 보조인력 배치와 호출벨 설치 중 하나를 선택해 이행할 수 있다.

기존에는 검증기준 준수, 휠체어 접근성, 시각장애인용 구분 바닥재, 점자블록 또는 음성안내장치, 수어·문자·음성 제공, 장애인 이용 안내문 게시 등 여섯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했지만, 지난해 11월 18일 시행령 개정 이후 원칙은 '검증기준 준수'와 '음성안내장치 설치'로 간소화됐다. 정부는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을 통해 배리어프리 기기 구입비 지원 한도를 기존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정작 현장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우선 자영업자들은 비용 부담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한 대 도입 비용은 최소 300만원에서 700만원 이상이며, 일부 제품은 1000만원을 웃돈다. 정부가 최대 700만원까지 지원해줘도 실제 교체 비용과 유지비, 음성·다국어 기능 추가 비용까지 고려하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호출벨 가격도 7만원에서 20만원 수준으로 별도 지원은 없다.

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하지 않으면 곧바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접수와 조사, 시정권고, 법무부 시정명령을 거쳐 이행하지 않을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일부 업주들 사이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이를 이용자들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시각 장애인이나 휠체어 이용자가 직접 화면을 누르기에는 높이가 지나치게 높거나 점자 안내나 패드같은 기능이 갖춰져 있지 않은 곳도 있어서다. 직원이 주문을 도와주지 않으면 사실상 배리어프리를 이용하기 어렵다는게 업계 반응이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경우 단독으로 기기를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본사의 지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도를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인 A씨는 "기기 구입부터 진동벨, 보조인력 등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 막막하다"며 "지금 설치를 해도 정작 이용자들이 불편해 한다는 얘기가 많아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제도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 시정명령 및 과태료 부과를 현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차관은 "장벽없는 무인정보단말기는 단순한 기계 교체가 아니라,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이용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이행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 집행 방안도 함께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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