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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미국은 유럽의 자식”…뮌헨서 동맹 복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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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2. 15. 11:02

트럼프식 상호성·이민·기후 강경 기조는 재확인
EU "안도하지만 자립 강화·방위 독립은 계속"
Germany Munich Security Conference Rubio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 동맹을 향해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미국은 언제나 유럽의 자식"이라며 역사적 연대와 가치 공동체를 강조했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과 정책 노선에서 '상호성'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동맹의 틀은 유지하되 관계의 조건은 재조정하겠다는 신호다.

AP통신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함께 구축한 국제질서를 언급하며 "대서양 시대의 종식은 우리의 목표도, 바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쟁 가평 전투부터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까지를 거론하며 "우리는 전장에서 함께 피를 흘렸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군사 기여를 평가절하해 논란을 빚었던 발언과는 대비되는 메시지다.

정책적 방향은 분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냉전 종식 이후 확산된 자유주의적 낙관론을 "위험한 착각"이라고 규정했다. 모든 국가가 자유민주주의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대, 무역이 국가 정체성을 대체할 것이라는 믿음, 국경 없는 세계 시민 질서에 대한 이상론이 현실을 오판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는 함께 실수를 했고 이제 그 사실을 직시하고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과 기후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결속을 위협하는 전례 없는 대규모 이주"를 언급했고, 일부 기후 정책을 두고는 "기후 숭배"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유럽의 정책 방향에 대한 사실상의 견제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친구들에게 진지함과 상호성을 요구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안보 제공자로서 역할을 이어가되 부담 분담과 정책 조율에서 실질적 변화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연설은 지난해 같은 무대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유럽의 가치관과 표현의 자유 문제를 정면 비판해 청중의 반발을 샀던 이후 1년 만에 이뤄졌다. 표현 수위는 낮아졌지만, 미국의 전략적 요구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지도자들은 신중한 환영과 함께 경계심을 드러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연설이 "안심이 되는 내용"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행정부 내 일부 강경 발언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다. 그는 "유럽은 더 독립적이 돼야 한다"며 방위 역량 강화와 '디지털 주권' 수호를 거듭 강조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 규제와 표현의 자유 문제에서 미국과 시각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안일함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방위 분야에서 유럽이 '스스로 설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국방장관 역시 "좋은 연설이었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평가했다.

최근 갈등의 불씨가 됐던 그린란드 문제는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통제 필요성을 시사하며 긴장이 고조됐던 만큼, 유럽 내부의 경계심은 여전하다. 현재 미국·덴마크·그린란드 간 북극 안보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덴마크 측은 "위기가 완전히 지나간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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