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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의 ‘점’ 하나에 쏠린 눈… 양대 경매사, 300호 대작 나란히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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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2. 18. 09:06

서울·케이옥션 2월 경매에 이우환 대작 '다이얼로그' 나와
김창열 희귀 초기작부터 쿠사마 야요이 호박까지 경매 나들이
이우환 2007년작 다이얼로그 케이옥션
이우환의 2007년작 '다이얼로그(Dialogue)'. /케이옥션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양대 산맥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이달 정기 경매에서 이우환의 초대형 대작 '다이얼로그(Dialogue)'를 나란히 전면에 내세우며 정면 승부에 나선다.

먼저 포문을 여는 서울옥션은 오는 26일 강남센터에서 '제190회 미술품 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의 중심은 2008년에 제작된 이우환의 300호 크기 '다이얼로그'(추정가 9억5000만~18억원)다. 캔버스 위 묵직하게 내려앉은 점 하나가 화면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이 작품은 행위와 비행위, 존재와 부재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 후기 철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4. 이우환의 2008년작 다이얼로그 서울옥션
이우환의 2008년작 '다이얼로그(Dialogue)'. /서울옥션
여기에 1955년 제작되어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에서 첫 공개됐던 김창열의 희귀 초기작 '해바라기'가 힘을 보탠다. 물방울 연작 이전의 조형적 실험을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앵포르멜(비정형 추상)로 전환하기 전 단계의 화풍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또한, 최근 작고한 정상화의 푸른색 단색화는 캔버스를 접고 메우는 반복적 노동을 통해 형성된 특유의 격자 구조로 고요한 명상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창열 해바라기 서울옥션
김창열의 '해바라기'. /서울옥션
하루 뒤인 27일 신사동 본사에서 경매를 여는 케이옥션은 더욱 압도적인 스케일로 맞불을 놓는다. 2007년 제작된 300호 대작 '다이얼로그'(추정가 13억5000만~24억원)는 광활한 화면 속에 최소한의 붓질이 만들어내는 존재의 무게를 극대화한 수작이다. 케이옥션은 300호 외에도 100호 크기의 '다이얼로그'를 함께 선보이며, 관람객들이 작품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의 울림과 조형적 변주를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이번 경매는 단기적인 유행이나 일시적인 관심을 넘어 미술사적 연구와 전시, 꾸준한 시장 수요를 통해 그 가치가 확인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조망한다"며 "이우환의 대형 회화부터 도자 작업, 테라코타 소품에 이르기까지 거장의 예술 세계를 다각도로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사마 야요이 호박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케이옥션
해외 거장들과 국내 근대 회화의 라인업도 탄탄하다. 집착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구사마 야요이의 1991년작 '호박'(7억4000만~9억원)과 날카로운 선묘로 고독을 표현한 베르나르 뷔페의 정물화가 컬렉터들의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경매 도록 표지를 장식한 천경자의 1975년작 '여인'은 화사한 꽃과 대비되는 서늘한 눈빛의 인물 도상을 통해 작가 특유의 독창적 서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국적 서정이 짙게 배어난 근대 수작들도 눈에 띈다. 백자 항아리와 꽃이 어우러진 도상봉의 '라일락'은 절제된 한국적 미감을 보여주며, 나무와 새, 가족을 응축해 담아낸 장욱진의 '나무와 새와 모자'는 작가의 순수한 세계관을 전한다. 여기에 이중섭이 은지에 새긴 '아이들'과 김환기의 종이 작품 등은 거장의 예술 세계를 압축한 '손안의 마스터피스'로 평가받으며 소장 가치를 더하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이번 경매를 두고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리스크가 적은 '검증된 작가'의 대표작으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의 출품작은 경매 당일까지 각 전시장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천경자 여인
천경자의 '여인'. /케이옥션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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