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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타리크 라만 총리 취임… ‘하시나 축출’ 2년 만에 민정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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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2. 18. 11:02

제1당 BNP 총선 압승 거두며 17년 만에 정권 교체 성공
개헌 위원회 선서 거부하며 야당 불참… 출범 첫날부터 정국 긴장
Bangladesh Election <YONHAP NO-4909> (AP)
방글라데시 신임 총리로 선출된 타리크 라만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 총재가 17일(현지시간) 수도 다카의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치르고 있다/AP 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 타리크 라만 총재가 신임 총리에 취임하며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 축출 이후 이어진 과도정부 체제를 끝내고 공식적인 민정 출범을 알렸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에 따르면 라만 총리는 전날 수도 다카의 국회의사당 사우스 플라자에서 모하메드 샤하부딘 대통령 주재로 취임 선서를 했다. 관례적으로 대통령 관저에서 열리던 취임식이 국회의사당 야외 광장에서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행사에는 중국·인도·파키스탄 등 주요국 외교 사절과 몰디브 대통령, 부탄 총리 등 인근 국가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취임은 지난주 치러진 총선에서 BNP가 압승을 거둔 데 따른 것이다. BNP와 연합 세력은 전체 350석 중 212석을 휩쓸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했다. 반면 2013년 정당 활동이 금지됐다가 하시나 축출 후 복권된 최대 이슬람 정당 자마트이슬라미가 주도하는 11개 정당 연합은 77석을 얻어 제1야당이 됐다.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주도했던 세력이 창당한 국민시민당(NCP)도 이 연합에 소속되어 6석을 확보했다.

새 내각은 총 49명으로 구성됐다. 재무장관에는 아미르 카스루 마흐무드 초드리 전 상무장관이, 외무장관에는 과도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칼릴루르 라만이 각각 임명됐다. 로이터는 "노련한 BNP 지도부와 기술 관료(테크노크라트)를 적절히 배합해 경제 회복과 치안 유지에 방점을 둔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라만 총리의 취임으로 방글라데시는 35년 만에 처음으로 남성 총리를 맞이했다. 1991년 민주화 이후 방글라데시 정치는 라만 총리의 어머니인 칼레다 지아 전 총리와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 두 여성 지도자가 번갈아 집권해왔다. 라만 총리는 지아 전 총리와 지아우르 라만 전 대통령의 아들로, 영국 런던에서 17년간 망명 생활을 하다 지난 12월 귀국했다.

그러나 새 정부는 출범 첫날부터 야당과의 갈등으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날 자마트이슬라미와 NCP 등 야당 의원들은 취임식에 전원 불참했다. 갈등의 핵심은 총선과 함께 치러진 국민투표에 따른 '헌법개혁위원회' 추가 선서 문제다.

무하마드 유누스 과도정부 수석 고문이 이끈 과도내각은 총리 임기 제한과 행정부 견제 장치를 담은 헌법 개혁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당선된 의원들에게 국회의원 선서 외에 헌법개혁위원으로서의 추가 선서를 요구했으나, 집권당인 BNP가 이를 거부했다. 자마트 측은 추가 선서에 응하며 개헌 의지를 보였다. BNP가 개혁 위원회 참여를 사실상 거부하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야당이 총리 취임식을 보이콧한 것이다.

경제 재건은 라만 정부의 최대 과제다. 방글라데시 경제는 2024년 'Z세대 봉기'로 불리는 대규모 시위와 정정 불안으로 주력 산업인 의류 수출이 타격을 입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만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평화와 법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며 "혼란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4년 8월 축출된 후 인도로 도피한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아와미연맹(AL)은 이번 선거 참여가 원천 봉쇄됐다. 과도정부는 아와미연맹의 정당 등록을 취소하고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시위 유혈 진압과 관련해 궐석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에서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가 불공정했다고 비난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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