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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쓸이보단 상징성”…이한우號 현대건설, 압구정 중심 ‘디에이치 벨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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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2. 18. 16:05

95조 잔고에도 단순 ‘물량전 자제’…브랜드 희소성 관리 “방점”
이 대표, 압구정 3·5구역 ‘최우선 목표’…목표 58% 조기 달성
“질적 성장 기조 속 한강 ‘디에이치 벨트’ 재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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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에서 '속도'보다 '상징성'을 택하는 정교한 수주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95조원을 웃도는 수주잔고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체력을 바탕으로 무리한 물량 확대 대신,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의 상징 거점을 선점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난해 취임한 이한우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2019년 이후 7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는 외형 확장보다 질적 성장을 앞세우는 분위기다.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인 이른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에서 대형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상징성이 가장 큰 압구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 3·5구역 재건축 시공권 확보를 통해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목표(12조원)의 약 58%에 달하는 8조4960억원을 조기 달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단일 사업장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의 예상 공사비가 7조원 안팎에 이르고, 5구역 역시 1조496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두 구역을 동시에 따낼 경우 연간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단숨에 확보하게 된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확보한 압구정 2구역 시공권과도 맞닿아 있다. 2구역을 출발점으로 3·5구역까지 연결하는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해 압구정 일대를 거대한 하이엔드 주거 벨트로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아파트 밀집 지역을 짓는 것을 넘어 브랜드 상징 공간을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현대건설은 압구정 랜드마크 선점을 발판 삼아 여의도·목동 재건축,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한강변 핵심지로 수주 동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조(兆) 단위 대어급 사업지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에는 압구정 수주를 위해 구역별로 2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여는 등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다만 모든 한강변 사업지에 동시다발적으로 뛰어들지는 않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7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의 대업을 이끈 이한우 대표가 사업성과 브랜드 상징성을 정밀하게 따지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건설이 압구정 외 핵심지로 꼽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서는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성수1지구 입찰 참여 여부를 내부 검토 중이지만, 경쟁사인 GS건설이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공개 표명한 것과는 대비된다.

이 대표의 현대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의 희소성 관리를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압구정과 성수는 모두 한강변 초고급 주거 벨트로 평가된다. 다만 동일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두 지역에 동시에 적용할 경우 상징성이 분산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디에이치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선 거점의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재무 여력 역시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뒷받침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65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규 수주액은 33조원을 넘어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수주잔고는 95조원으로 약 3년 6개월치 일감을 확보했다. 매출도 31조원을 상회했다.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 경쟁에 나설 필요성이 낮아진 셈이다.

이는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비용 부담을 경험한 이후 수주 전략과 사업 관리 체계를 재정비한 흐름과도 맞닿는다. 양적 성장 중심의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반한 선별 수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것이 이 대표 체제의 일관된 메시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서울 핵심 권역 정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압구정 지구는 당사에 가장 상징적인 사업지로, 2구역에 이어 3구역 등을 중심으로 '압구정 현대'의 헤리티지를 전역으로 확장해 책임 있게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한강변을 포함한 서울 주요 사업지를 전략의 중심에 두되 수도권과 지방 정비사업 역시 지역 여건과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별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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