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권과 멀어진 3위에서 4바퀴 남기고 2위
마지막 주자 김길리, 인코스에서 대역전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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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계주팀은 설 연휴가 끝난 19일 새벽 금빛 낭보를 전했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4초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4분4초107), 캐나다(4분4초314)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세계랭킹 2위인 여자 계주팀은 최민정(성남시청)-노도희(화성시청)-김길리(성남시청)-심석희(서울시청)로 계주 순서를 짰다. 스타트가 좋은 최민정이 첫 출발에서 1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캐나다가 강하게 따라붙으며 24바퀴가 남은 경기 초반부터 약한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한국은 무리하지 않고 앞자리를 캐나다에 선두를 내줬다.
안정적으로 2위로 달리던 한국은 경기 중반 기회를 노렸다. 20바퀴를 남긴 순간 김길리가 네덜란드에 2위 자리를 내줬지만 무리하지 않고 충돌을 피했다. 마지막 주자로 한 번 더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김길리로선 체력을 아낀 게 오히려 신의 한수가 됐다.
하지만 경기 중반인 17바퀴가 남은 시점에서 네덜란드가 넘어질 때 최민정이 뒤엉켜 넘어질 뻔 했지만 노련하게 피했고, 그 과정에서 선두권과 멀찍이 떨어졌다. 한국 계주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차츰 벌어진 간격을 좁히더니 심석희-최민정 구간에서 간극을 많이 좁혔다. 170cm가 넘는 장신의 심석희의 힘껏 밀어주는 강한 힘과, 초반 가속력이 좋은 최민정의 조합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12바퀴를 남은 시점까지 2위와 간격이 많이 벌어져있었지만 10바퀴를 남기고 심석희가 힘을 냈다. 최민정을 밀어주는 순간 최민정이 폭발적인 가속도로 선두그룹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노도희가 7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마지막 레이스에서 힘을 냈다. 이때 선두로 나선 캐나다가 앞에서 휘청했고 이탈리아가 선두로 나섰다. 심석희는 마지막 레이스에서 모든 힘을 쥐어짜며 선두권과 경쟁할 만큼 올라섰다.
심석희는 4바퀴를 남기고 최민정을 힘차게 밀었다. 최민정이 2위로 올라서며 이탈리아를 거세게 추격했다. 최민정은 마지막 2바퀴를 남긴 김길리의 엉덩이를 세차게 밀었다. 추진력을 받은 김길리는 1.5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코너에서 인코스로 파고 들며 순식간에 선두로 올라섰다. 2위로 밀려난 이탈리아는 무섭게 추격했다.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이탈리아의 거센 도전을 뿌리친 김길리는 결국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1994년부터 두 차례 빼고 모두 금메달 독식… '최민정 6개 메달'로 최다 메달리스트 타이기록
지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던 한국 여자 계주팀이 8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그간 한국 여자 계주팀은 8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는 등 '통곡의 벽'으로 불린 세계 최강팀이었다. 하지만 지난 대회 연속 금메달 흐름이 끊기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이번 대회에서 명예를 되찾았다.
역전의 명수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경기였다. 여자 계주팀은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예선 경기에서 넘어지고도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엄청난 뒷심을 발휘한 바 있다. 이번 경기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경기 초중반 선두그룹과 멀리 떨어졌지만 차분히 쫓아가더니 경기 막판 2위로 올라서고, 마지막 주자가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드라마틱한 금메달 경기로 기록되면서 한국 여자 계주팀이 여전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여자 계주팀은 1994년 릴레함메르 나가노, 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한국은 1994년과 1998년, 2002년, 2006년에도 이 종목을 통해 시상대 맨 위에 오르는 등 이 분야에서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한편 앞선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딴 최민정은 통산 6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진종오(사격)와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이 공유한 동·하계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기록 타이를 이뤘다. 쇼트트랙에선 전이경(4개)과 함께 한국 선수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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