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 여부는 하급심으로…기업들 '보호 소송' 확산 가능성
백악관, 무역확장법·관세법 대안 검토…신속 광범위한 관세 부과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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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이른바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6대3으로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작성한 다수 의견은 "의회가 관세라는 구별되고도 비상한 권한을 부여하려 했다면 이를 명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핵심 정책 중 처음으로 연방대법원이 위법 판단을 내린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수 우위 구도의 대법원이 그간 행정부 권한 확대에 비교적 폭넓은 재량을 인정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판결은 백악관에 대한 '중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 "대통령 권한 한계 넘었다"…6대 3, 보수 3인도 다수 합류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대통령이 의회의 명확한 승인 없이 관세를 부과한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다수 의견에는 보수 성향 대법관 3명과 진보 성향 3명이 함께했다.
진보 성향인 소니아 소토마요르·엘리나 케이건·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보수 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닐 고서치·에이미 배럿 대법관이 위법 의견을 냈고, 보수 성향인 클래런스 토머스·브렛 캐버노·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IEEPA의 수입 규제 권한에 관세도 포함된다며 이번 판결에 반대했다.
쟁점은 두 갈래였다. 하나는 거의 모든 국가에 적용된 기본 10% 관세, 다른 하나는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해 펜타닐 유입 책임을 이유로 부과된 관세였다.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IEEPA가 수입 규제 권한에 관세를 포함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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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로 IEEPA 기반 관세의 법적 토대는 사실상 붕괴됐다. 다만 대법원은 이미 징수된 관세 수입의 환급 여부는 직접 판단하지 않았다. WSJ는 "환급 문제는 하급심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캐버노 대법관은 반대 의견에서 환급 조치가 재무부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이미 수백 건의 '보호 소송'을 제기해 환급 청구권을 확보해둔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환급 요구액이 최대 175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시장 반응도 즉각 나타났다. WSJ는 판결 직후 "주가지수가 완만히 상승했고, 무역·관세 민감주는 강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달러화는 약세, 국채 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
◇ 백악관 선택지…무역확장법·무역법·관세법 등 대체 법률 활용 가능성
판결 이후 백악관이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관세를 재도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122조, 관세법 338조 등이 대안으로 언급된다. 그러나 이들 법률은 절차적 제약이 있거나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IEEPA처럼 광범위하고 신속한 관세 부과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는 "다른 법률에 근거한 소규모 관세는 유지된다"고 전했다. 의회의 명시적 승인 확보도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정치적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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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은 미국과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대미 투자 및 무역 합의를 체결한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호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정책 구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당장 독자 대응보다는 주요국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앞서 상호관세 무효 가능성과 관련해 "다른 국가들의 대응을 보면서 최적의 판단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행정부의 비상권한 해석에 대한 사법부의 명확한 경계 설정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전략, 글로벌 무역 질서, 기업의 비용 구조 전반에 걸쳐 후속 법적 공방과 정책 재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