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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 대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공실 대신 작업등이 자리를 채웠다. 충남 홍성 원도심 홍고통이 조용히 달라지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곳은 임대 문의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던 거리였다.
낮에도 인적이 드물었고, 문 닫힌 상가 유리창엔 먼지만 쌓여갔다. 시간을 멈춘 듯한 골목이었다.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2년만에 빈 점포가 사라져 사무 공간을 찾기 힘들 만큼 창업팀이 들어섰다.
꽃 향기가 퍼지는 공방, 천을 두드리는 터프팅 작업 소리,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며 회의하는 청년들까지. 골목은 다시 일하는 공간이 됐다.
이곳에 자리 잡은 팀들은 카페 중심 상권과는 결이 다르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농산물을 브랜드로 재해석하고,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
소비를 유도하는 거리라기보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공간에 가깝다.
플라워공방 '프롬아인'을 운영하는 한 청년 창업가는 이렇게 말한다.
"예전엔 이 골목이 이렇게 바뀔 거라 상상도 못 했어요. 밤늦게까지 작업해도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듣다"
터프팅공방 '너의기억속에'를 연 또 다른 창업가는 "서울이 아니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다는 게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이 골목은 행정의 계획보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먼저였다.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협업을 시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행정은 뒤에서 공간과 제도를 정비했지만, 골목을 채운 건 결국 사람들의 손이었다.
골목을 찾는 이들은 "이제야 숨이 트인다"고 말한다.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사무실 창문을 보며, 예전과는 다른 기운을 느낀다.
홍고통의 변화는 거창하지 않다. 화려한 리모델링도, 대형 프랜차이즈 입점도 아니다.
대신 작은 공방과 사무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원도심을 살리는 건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말. 홍고통은 그 단순한 사실을 천천히 증명하고 있다.
소비의 골목이 아니라, 일하는 골목으로. 조용하지만 단단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