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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스타들 무대로…연극계 ‘캐스팅 지형’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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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2. 25. 13:43

심은경·이서진·고아성 등 연극 데뷔 잇따라
고전 재해석부터 파격 캐릭터까지
[사진1] 국립극단 반야 아재(2026) 출연진_조성하, 심은경
국립극단의 연극 '반야 아재'에 출연하는 배우 조성하(왼쪽)와 심은경. /국립극단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스타 배우들이 잇따라 연극 무대에 도전하면서 공연계의 캐스팅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익숙한 얼굴들이 무대라는 밀도 높은 공간에서 전혀 다른 얼굴을 꺼내 보이며 관객층 확장과 작품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 흐름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연극 데뷔'다. 배우 심은경은 오는 5월 22일 국립극장에서 개막하는 국립극단의 신작 '반야 아재'를 통해 처음으로 국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바냐 아저씨'를 한국적으로 번안한 이 작품에서 그는 콤플렉스와 짝사랑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 서은희 역을 맡는다. 조성하, 손숙, 남명렬, 기주봉 등 연극계 중견 배우들과의 호흡도 주목된다.

비슷한 시기 또 다른 '바냐'가 무대에 오른다. 5월 7일부터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되는 '바냐 삼촌'에서는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이 나란히 연극에 첫 도전한다. 이서진은 냉소와 애정을 동시에 지닌 바냐 역을, 고아성은 삶을 지탱하는 인물 소냐 역을 맡아 무대 연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한다.

이서진 고아성 LG아트센터
LG아트센터가 제작하는 연극 '바냐 삼촌'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하는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 /LG아트센터
스타들의 무대 진출은 단순한 '외연 확장'을 넘어 연기 변신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배우 문근영은 3월 10일 대학로 TOM 1관에서 개막하는 연극 '오펀스'에서 거칠고 폭력적인 남성 캐릭터에 도전하며 기존 이미지를 뒤집는다. 권유리는 3월 8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초연하는 심리 스릴러 '말벌'에서 생존 본능이 날 선 인물을 맡아 강도 높은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배우 박상민이 출연 중인 연극 '슈만'은 대학로 더굿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예술과 사랑, 헌신의 서사를 무대 위에 풀어내고 있다. 익숙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무대를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셈이다.

연극은 배우에게 가장 '날것'의 연기를 요구하는 장르다. 편집이나 컷 없이 관객과 호흡해야 하는 특성상 연기의 밀도와 집중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때문에 일부 배우들에게는 도전이자 동시에 커리어의 전환점이 된다. 실제로 영화·드라마 중심으로 활동해온 배우들이 연극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다시 영상 매체로 돌아가 새로운 평가를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권유리 SM엔터테인먼트
심리 스릴러 연극 '말벌'에 출연하는 배우 권유리. /SM엔터테인먼트
공연계 입장에서도 스타 캐스팅은 분명한 효과를 가져온다. 티켓 파워를 기반으로 신규 관객 유입을 이끌고, 고전 작품이나 실험적 연출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기존 연극 팬들에게는 스타와 연극 배우 간의 연기 대비를 통해 또 다른 감상 포인트를 제공한다.

다만 우려도 존재한다. 스타 중심 캐스팅이 심화될 경우 연극계 고유의 배우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에서는 "흥행을 위한 선택"이라는 시선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최근 흐름은 단순한 '이벤트성 출연'을 넘어 작품성과 연기 완성도를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스타들의 무대 진출은 매체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유명세보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설득력 있는 연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관객들이 단지 '스타라서'가 아니라 '배우로서' 주목하는 만큼, 화제성을 넘어서서 공연계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흐름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베르트 슈만 역의 박상민 유엠아이엔터테인먼트
연극 '슈만'에서 로베르트 슈만 역을 맡은 배우 박상민. /유엠아이엔터테인먼트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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