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장의 무인기술, 민간으로 확장 본격화… K-방산 기술, ‘무인 소방차’로 진화하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26010007940

글자크기

닫기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2. 26. 13:07

현대로템 무인전투차량 기술, 소방 로봇으로 전환
정의선, 향후 “100대 공급” 약속… 방산기술 민간 확산 신호탄
K-방산 기술, 민간 산업 전반으로 스핀오프 가속
0226 Dual Use Spin Off 기업_산업통상자원부
민군기술협력사업 개요 /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전장에서 검증된 K-방산 무인기술이 재난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무인전투차량 기술이 소방 로봇으로 전환되며 방산기술 민수 확산, 즉 방산·민수 기술의 '스핀오프(spin-off)'가 본격화됐다. 지난 25일 정의선 회장이 "향후 100대 공급"을 약속하면서 무인체계의 민간 적용이 단발성 기증을 넘어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K-방산은 이제 '싸우는 기술'을 넘어 '살리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왜 지금 '방산 스핀오프'인가

방산 무인체계의 본질은 명확하다. 사람을 위험에서 분리하는 기술이다. 전장에서 병력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전해 온 무인체계는, 고위험이 상시화된 재난·산업 현장과 구조적으로 맞닿아 있다.

기술적 여건은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 전동화 플랫폼, 원격조종, 센서 융합, 자율주행 기술은 군 전용을 넘어 민간 현장에서도 즉시 적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전환'의 문제로 국면이 바뀐 셈이다.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대형 화재, 붕괴 사고, 노후 인프라 관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난·안전 분야의 무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위험을 감내하는 인력 중심 구조는 한계에 이르렀다.

정책 여건도 방산 스핀오프를 밀어 올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산업재해와 작업장 안전 문제는 단순한 노동정책을 넘어 국가 경제·안전 전략 어젠다로 자리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6월 취임 이후 반복되는 산업 사고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며 고강도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2025년 하반기부터 정부는 산업현장의 안전 책임을 강화하는 일련의 조치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5년 8월 발표된 '산업안전 강화' 대책에서는 반복적인 산업 재해를 막기 위해 기업에 대한 영업정지, 공공 입찰 제한, 최대 수익의 5% 벌금 부과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이 검토·추진됐다.

대통령은 2025년 말 신년사에서도 산업 안전을 경제 성장의 핵심 조건으로 재차 강조하며 "작업장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노동 감독관을 대폭 확충하고 위험 현장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 예방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현대로템 이후… 누가 '다음 무인 플랫폼' 주자인가

국내 산업 안전 재해 전문가들은 현대로템의 무인체계 민간 전환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전동화·자율주행·원격제어 기술을 축적한 국내 방산·중공업·모빌리티 기업들이 잇따라 무인 플랫폼 시장을 넘보고 있다.

K-방산 업계등 무기체계 시스템 전문가들에 따르면, 관건은 군용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민간 표준으로 전환(spin-off)하느냐다. 소방·재난을 시작으로 원전, 항만, 플랜트, 대형 인프라 관리까지 무인 플랫폼의 적용 범위는 급속히 넓어지고 있다. 방산 기술을 '제품'이 아닌 플랫폼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업만이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0226 Dual Use Spin Off 기업
방위산업과 민간산업 겸용(Dual Tech) 기술 개발 기업과 軍 기술의 민간 시스템 확장 모델 /·유럽 민군 겸용기술(Dual Tech) 개발 기업 자료 기반 AI 생성 도표
미·유럽은 이미 '군→민' 무인 이전 모델 구축

K-방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방산 무인체계의 민수 이전이 이미 구조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언급하고 있다. 군용 무인차량과 로봇 기술을 재난 대응, 광산, 에너지, 인프라 관리 분야로 이전하는 이중용도(dual-use) 모델이 정착되고 있다.

특히 정부 조달이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민간이 이를 상업화하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군에서 검증된 기술을 민간 안전 장비로 빠르게 전환하는 체계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역시 방산 기술을 수출 중심 산업에만 묶어둘 것이 아니라, 공공 안전과 산업 현장을 포괄하는 내수 기반 플랫폼 산업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방산 기술의 민수 이전을 선택이 아닌 구조적 흐름으로 만들고 있다. 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검증된 무인체계 기술이 이제는 재난 현장과 산업 안전 현장에서도 '필요 장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에따라 공공 안전과 재난 대응 장비의 수요가 커지면서, 검증된 방산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부상했다.

결국 방산 기술의 민수 이전은 일회성 활용이 아니다. 산업 구조 자체가 군수 중심에서 안전·인프라 산업으로 확장되는 전환의 시작이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